“한 번은 봐줘도 두 번은 못 참아” 키움 감독이 19살 루키 경기 중 교체한 이유

28일 사직구장에서 김지석의 수비 판단 실수가 나왔을 때 설종진 감독은 “어려운 타구를 잡았으니 홈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루키를 감쌌다. 성장통이라 했고, 크게 뭐라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이틀 뒤인 30일 같은 사직구장에서 김지석은 또 다른 수비 실수들로 팀을 자멸시켰고, 설종진 감독은 7회말 수비를 앞두고 그를 교체했다. 특별한 부상이 아니었다. 메시지였다.

김지석이 어떤 선수냐면

인천고 출신 김지석은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타격으로만 보면 고교 TOP 3 안에 드는 3루수”라는 평가를 받으며 키움의 2라운드 전체 11순위 지명을 받았다.

지난 4월 8일 두산전에서 1군 데뷔전을 치렀고, 설종진 감독으로부터 꾸준히 기회를 받으며 경험을 쌓아가고 있는 올해 신인이다. 타격 잠재력을 인정받고 올라온 선수인 만큼 수비 완성도가 아직 부족한 건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고, 감독도 그걸 알고 있었다.

이틀 전에는 봐줬다

28일 5회말 1사 2·3루, 알칸타라가 전준우에게 유도한 3루수 땅볼 타구를 김지석이 잡은 뒤 홈 대신 1루로 공을 뿌렸다.

홈에 주자를 충분히 잡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한 번도 홈을 쳐다보지 않았다. 알칸타라가 마운드에서 소리를 지를 만했다. 그래도 감독은 “신인 선수니까, 성장통”이라며 선을 그었다.

30일에는 달랐다

30일 1회말부터 시작됐다. 배동현이 레이예스에게 유도한 평범한 플라이 타구를 김지석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며 실책을 저질렀다. 이어 윤동희의 타구로 5-4-3 병살을 만들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3루 베이스를 찍고 타자 주자만 잡는 판단 미스로 이닝을 끝내지 못했다.

결정적인 장면은 6회말에 나왔다. 1사 3루에서 박승욱의 빗맞은 타구를 유격수 오선진과 중견수 박주홍이 서로 처리를 미루며 텍사스 안타로 내주면서 동점을 허용했고, 이어진 유강남의 좌전 안타 때 김지석이 3루 베이스로 빠르게 복귀하지 않으면서 박승욱이 3루까지 내달렸다.

놀란 임지열이 빈 3루로 송구했지만 영점을 잡지 못했고, 박승욱이 홈까지 밟으며 역전 2실점이 됐다. 기록은 임지열 실책이었지만 김지석의 귀루 지연이 연쇄 사고의 출발점이었다. 6회에만 3실점.

7회, 설종진 감독이 직접 메시지를 보냈다

7회초 공격에 앞서 오선진이 교체됐고, 7회말 수비를 앞두고는 김지석까지 빠졌다. 오선진만 빠졌다면 대타 카드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김지석까지 동시에 교체된 건 다른 의미였다.

배동현이 5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안치홍의 적시타로 1-0 리드를 쥐었던 경기가 수비 집중력 붕괴로 통째로 넘어갔다. 이틀 전에 한 번 봐준 감독이 두 번은 참지 않은 것이다.

19살 루키에게 경기 중 문책 교체는 가혹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설종진 감독 입장에서는 같은 유형의 실수가 반복됐을 때 명확한 기준을 보여줘야 했다. 타격 잠재력으로 인정받은 선수라도 수비 집중력은 타협할 수 없다는 것, 그게 오늘 7회 교체의 의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