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팬들은 3경기 연속 홈런을 보면서도 마음 한켠이 불안하다. 한동희가 19일 대전 한화전에서 동점 솔로홈런을 포함해 롯데의 6-4 재역전승을 이끌며 커리어 첫 3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는데, 기뻐하면서도 “아직 두고 봐야 한다”는 반응이 공존하는 이유가 있다. 2군에서는 너무 잘했고, 1군에서는 너무 실망시킨 역사가 이미 있기 때문이다.
2군에서는 애런 저지였다

한동희는 2024년 6월 상무에 입대해 2025년 퓨처스리그에서 100경기 타율 0.400, 27홈런, 115타점, OPS 1.155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남겼다. 홈런, 타점, 득점, 안타, 장타율 전 부문 1위였고, ‘퓨처스리그의 애런 저지’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2군을 폭격했다.

입대 전에도 2020년과 2021년 2년 연속 17홈런, 2022년 풀타임 3할 타율을 기록하며 ‘포스트 이대호’라는 기대를 받아온 선수였다. 이대호 본인도 “나는 한동희를 의심한 적이 없다”고 여러 차례 밝힐 만큼 잠재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1군에서는 매번 달랐다

문제는 1군 무대에서의 한동희가 2군의 그 선수와 달라도 너무 달랐다는 점이다. 올 시즌 복귀 후 24경기에서 타율 0.233, 홈런 0개, 4타점에 그쳤다.
햄스트링 상태까지 좋지 않아 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퓨처스리그 복귀전에서 2경기 연속 홈런을 치고 나서야 15일 다시 1군에 올라왔다. 복귀 직후 두산전에서 시즌 첫 홈런을 쳤고, 이튿날도 홈런, 19일 한화전에서 또 홈런이 나왔다. 커리어 첫 3경기 연속 홈런이었다.
8회 클러치 홈런이 경기를 바꿨다

19일 경기에서 한동희의 홈런은 타이밍이 완벽했다. 롯데가 3-4로 뒤진 8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선 그는 한화 바뀐 투수 윤산흠의 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중월 솔로홈런을 쳤다.

4-4 동점이 됐고, 이 홈런이 윤산흠을 흔들었다. 이후 전준우 볼넷, 장두성 역전 적시타, 황성빈 쐐기 적시타가 이어지며 롯데가 6-4로 달아났고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경기 흐름을 바꾼 결정타가 한동희의 손에서 나왔다.
의심이 걷히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사실 롯데 팬들이 의심하는 건 한동희의 재능이 아니다. 그 재능이 1군에서 꾸준히 나올 수 있느냐는 것이다. 복귀 후 열흘 만에 메커니즘이 완전히 돌아왔다고 보기는 아직 어렵고, 더운 여름을 체력 부상 없이 버텨낼 수 있느냐도 변수다.
2군에서 타율 0.400에 27홈런을 쳤던 선수가 1군에서 한 달 넘게 홈런 없이 2할 초반을 헤맸다는 사실이 롯데 팬들 기억 속에 아직 생생하다. 3경기 연속 홈런은 분명 반가운 신호지만, 믿음이 확신으로 바뀌려면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팬들의 솔직한 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