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만 아니면 최고의 투수 아닌가?” 롯데 나균안, 동료 실책도 자기 탓으로 돌려

5-0으로 앞선 5회말이었다. 유격수 전민재가 병살 타구를 더듬는 실책으로 무사 1·2루 위기가 됐고, 폭투까지 겹치면서 두 점이 다 들어왔다. 경기가 끝난 뒤 나균안은 전민재에게 오히려 미안했다며, 야수들의 실책은 나올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을 막아내는 것이 투수의 역할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동료의 실책을 자기 탓으로 돌리는 인터뷰에 롯데 팬들이 술렁인 건 당연한 일이었다. 롯데는 21일 한화전에서 8-2로 완승을 거뒀고, 나균안은 5⅓이닝 2실점으로 시즌 2승을 수확하며 평균자책점을 이미지 기준 2.65까지 낮췄다.

용마고 최고 포수에서 롯데 에이스로

나균안은 원래 투수가 아니었다. 용마고 시절 최고의 포수로 이름을 날리며 2017년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롯데에 입단했다. 그런데 프로에서 포수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자 2019년 7월 구단의 제안으로 투수 전향을 결심했다.

구단에서 투수를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고, 포수 장비를 벗고 바로 마운드에 올라가서 공을 던져봤더니 생각보다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나균안은 밝혔다. 고등학교 시절 팀에 포수가 없어서 포수를 맡았던 선수가 프로에서 다시 투수의 꿈을 이룬 셈이다.

포수 출신이라는 배경은 오히려 강점이 됐다. 투수로 전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어깨가 싱싱한 상태인 데다, 포수 시절 익힌 배터리 호흡과 타자 분석 능력이 선발 투수로서 큰 자산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거기에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금메달로 병역특례까지 해결하면서 젊은 나이에 FA를 앞두고 있어 향후 대박 계약을 기대하는 시각도 많다. 투수로 만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어깨도 싱싱하고 나이도 젊다는 점에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라는 게 팬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에이스의 그릇

21일 경기 내용은 나균안의 가치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정우주를 상대로 롯데 타선이 초반부터 폭발하며 5-0까지 달아났고, 한화의 추격을 5-2까지 막아낸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비자책점으로 기록된 2실점은 수비 실책과 폭투가 겹친 결과였는데, 나균안은 경기 후 전민재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실책을 한 선수가 아니라 막아내지 못한 투수가 미안함을 느끼는 모습은 롯데 팬들에게 에이스다운 면모로 받아들여졌다.

올 시즌 성적은 평균자책점 2.65, 51이닝으로 롯데 선발진 중 독보적인 위치다. 다만 승패가 2승4패로 승운이 따르지 않는다는 게 아쉬운 부분이다.

타선 지원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본인의 능력보다 적은 승수를 가져가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야구 외적인 부분이 아쉽다는 시선이 팬들 사이에서 꾸준히 나오는 건 사실이지만, 마운드 위에서만큼은 에이스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는 건 부정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