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 팬들 사이에서 아쉬운 탄식이 나온다. “최형우랑 박찬호만 잡았으면 올해도 우승 경쟁하는 건데.” 지난 시즌 통합우승을 함께 이끈 두 주전이 나란히 팀을 떠났고, 두 선수 모두 새 팀에서 맹활약 중이다.
최형우, 43세에 OPS 0.945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최형우는 2026시즌 타율 0.290, 4홈런, 16타점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 0.438, OPS 0.945는 43세 타자의 성적이라고 믿기 어렵다. 현재 홈런 공동 5위, 타점 공동 7위, WAR 9위. 클래스는 영원하다.

7일 삼성 이적 후 첫 광주 원정에서 최형우는 3루 측 KIA 응원석을 향해 90도 인사를 했고, 팬들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그리고 경기에서는 8회 적시 2루타, 9회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며 역전승의 주역이 됐다. 친정팀을 상대로 3타수 2안타 4타점. 비정한 프로의 세계를 보여줬다.

최형우는 KIA에서 9년간 뛰며 2017년과 2024년 두 차례 우승을 이끌었다. 2025시즌에도 타율 0.307, 24홈런, 86타점으로 건재함을 증명했다. 그런데 왜 삼성으로 갔을까.
스토브리그 당시 KIA는 삼성보다 더 많은 금액을 제시했다. 하지만 계약 기간이 문제였다. KIA는 1+1년 형태를 원했고, 삼성은 무조건 2년을 보장했다. 최형우는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럼 인정을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며 서운함을 내비쳤다. 결국 2년 26억원에 친정팀 삼성으로 복귀했다.
박찬호, 득점 1위·철벽 수비

두산 베어스로 이적한 박찬호는 타율 0.292, 1홈런, 6타점, 6도루를 기록 중이다. 더 눈에 띄는 건 득점 공동 1위(19득점)와 도루 4위(6도루)다. 출루율 0.414로 리드오프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

21일 롯데전에서 박찬호는 ‘철벽 수비’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2회 무사 1·3루에서 손성빈의 유격수 땅볼 때 홈으로 송구해 3루 주자를 태그 아웃. 최초 판정은 세이프였지만 비디오 판독으로 뒤집혔다. 6회에는 2사 만루에서 전민재의 빠른 땅볼을 미끄러지며 잡아 추가 실점을 막았다. 7회에는 투수 글러브에 맞고 굴절된 타구를 침착하게 잡아 병살로 연결했다.

타격에서도 3타수 1안타 1볼넷으로 두 차례 출루,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8회에는 1루에서 홈까지 단숨에 쇄도하며 쐐기 득점을 올렸다. 수비상 2회, 골든글러브 1회, 도루왕 2회의 주인공답다.
박찬호는 4년 80억원에 두산으로 이적했다. KIA는 오퍼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IA, 스토브리그 최대 패자

KIA는 2024년 통합우승 멤버인 최형우와 박찬호를 모두 잃었다. 규정타석 타자 중 타율·OPS 각 1위였던 최형우, 주전 유격수였던 박찬호. 두 선수 모두 새 팀에서 예상대로 맹활약 중이다.
모기업의 지원 축소 소식과 함께 최형우 협상이 결렬됐고, 양현종 재계약도 지지부진하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KIA 팬들의 불만은 커졌다. “우승팀이 왜 이렇게 해체되느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결과적으로 삼성은 최형우를 얻어 타선에 무게감을 더했고, 두산은 박찬호를 얻어 내야 수비와 주루를 업그레이드했다. KIA는 두 선수의 빈자리를 내부 경쟁으로 메우겠다고 했지만, 팬들은 여전히 아쉬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