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 역대 최대 규모 계약의 주인공은 노시환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11년 총액 307억원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하며 KBO 역사를 새로 썼다. 그런데 한화 팬들 사이에서 요즘 이런 말이 나오고 있다.
허인서가 이 페이스 유지하면 노시환 계약도 넘길 수 있다고. 23세 포수가 14일 경기에서 홈런 포함 3안타 3타점을 터트리며 OPS 1.031을 기록하자 팬들의 상상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잘하는 건 맞다. 근데 조금 너무 나가는 거 아닌가.
지금 허인서가 찍고 있는 숫자들

팬들을 흥분하게 만든 건 성적표 자체다. 타율 0.316, 홈런 8개, 타점 25개, 출루율 0.385, OPS 1.031. 홈런 리그 공동 5위, 타점 공동 16위다. 포수가 이 성적을 찍고 있다는 게 핵심이다.
마스크를 쓰고 하루 종일 몸을 혹사시키는 포수가 3할 넘는 타율에 OPS 1.031을 보여주고 있다는 건 분명 이례적이다. 4월 말까지 2할 초반에 머물렀던 타율이 5월 들어 폭발적으로 치솟았고, 14일 경기에서도 홈런 포함 3안타 3타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잘하고 있는 건 팩트다.

팬들 반응도 뜨거웠다. “신인왕에 골든글러브까지 가능한 거 아니냐”, “거포 포수는 리그에서 진짜 귀한데”, “젊은 양의지 등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심지어 “11년 기준으로 따지면 700억도 가능하다”는 반응도 등장했다. 이쯤 되면 팬심이 아니라 팬픽 수준이다.
그런데 노시환과 비교할 일인가

팬들이 노시환 계약과 비교하는 논리는 이렇다. 포수가 3루수보다 구하기 훨씬 어려우니 몸값도 더 비싸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긴 하다. 문제는 노시환이 받은 11년 307억이 얼마나 대단한 계약인지를 잊고 있다는 점이다.
2023년 131경기 타율 0.298 31홈런 101타점을 찍은 커리어 하이 시즌이 있었고, 6시즌 연속 100경기 이상 소화하는 압도적인 내구성이 그 계약의 근거였다.

부상 한 번 없이 꾸준히 그라운드를 지킨다는 게 거포에게 얼마나 귀한 가치인지 한화 구단이 307억으로 증명한 것이다. 허인서가 잘하는 건 맞지만, 31경기 성적을 놓고 그 계약과 비교하는 건 좀 다른 이야기다.
아직 5월이다

팬들 사이에서도 냉정한 시각은 분명히 있다. “한 시즌은 끝나고 이야기하자”, “포수는 체력 소모가 커서 후반기가 관건이다”, “지금 페이스 144경기 유지하면 그때 가서 계약 얘기 해도 늦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공존한다. 옳은 말이다.
포수는 시즌이 길어질수록 누적 피로가 타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포지션이고, 부상 리스크도 다른 포지션보다 높다. 지금 OPS 1.031이 144경기 끝까지 이어진다면 그건 정말 역사적인 시즌이 되는 것이고, 그때 가서 700억이든 뭐든 논해도 충분하다.
허인서가 한화의 귀한 자산이라는 건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5월의 폭발을 시즌 전체로 환산해 계약 규모까지 논하는 건 애정이 앞서도 너무 앞선 이야기다. 일단 시즌이 끝날 때까지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