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내야수 이영빈이 14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1군에 복귀했다. 지난 4일 말소 후 정확히 열흘 기한을 채우고 돌아온 것이다. 그런데 이 말소는 실력 문제가 아니었다. 염경엽 감독이 직접 밝힌 이유는 ‘태도’였다.
열심히 하는데 안 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영빈은 말소 직전 10경기에서 타율 0.053까지 떨어진 상태였고, 말소 전날인 3일 KT전에서는 중계 플레이 중 공을 받고 바로 던지지 않고 몇 걸음 뛰다가 내야로 움직이는 사이 KT 주자에게 추가 득점을 허용했다. 염경엽 감독은 이 장면을 두고 “영빈이는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고 했다. 삼진을 먹고 인상을 쓰며 들어오는 것과 멀뚱멀뚱 들어오는 건 천지차이라는 게 감독의 설명이다. 미워서 내린 게 아니라 한 번은 자극을 줘야 했다는 얘기였다. 이영빈은 퓨처스리그 9경기에서 타율 0.344, OPS 0.864를 기록하며 감각을 회복했고, 14일 롯데전에 3루수 대수비로 복귀했다.
단추 2~3개 풀고, 목걸이 치렁치렁

염경엽 감독은 이영빈의 사례를 설명하면서 선수들의 옷차림에 대한 원칙도 함께 꺼냈다. “우리 팀에 야구 잘한다고 상의 단추 2~3개 풀고, 목걸이 치렁치렁 달고, 머리 길게 기른 선수를 본 적이 있나. 내 성격상 그건 못 본다”고 했다. 야구선수는 야구를 잘하는 게 가장 멋있고, 열심히 하는 게 가장 인정받는 거라는 게 핵심이었다.
단 한 명의 예외, ‘잠실 예수’ 켈리

이 원칙에 단 한 명의 예외가 있었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LG에서 뛰며 KBO 통산 73승을 거두고 2022년 16승으로 LG 단일시즌 최다승 기록을 세웠던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다. 장발과 수염으로 마운드를 지배하는 모습에 팬들은 ‘잠실 예수’라는 별명을 붙였다.

염경엽 감독은 “켈리는 내가 오기 전부터 머리를 길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자기 이미지와 캐릭터가 만들어져 있는데 머리를 자르라고 할 수는 없지 않으냐”며 “켈리 하나만 제외했다. 나머지는 다 안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켈리는 2024년 7월 방출 후 메이저리그로 복귀하면서 장발을 단발로 바꿨다.
올해 2월 LG 스프링캠프를 찾았을 때도 짧아진 머리로 동료들과 인사를 나눴는데, 이때도 ‘대가리 박아’라며 후배들 기강을 잡는 장면이 화제가 됐을 만큼 LG에서는 실력과 인성을 모두 인정받은 특별한 케이스였다.
실력이 먼저, 그다음이 외모

염경엽 감독의 메시지는 결국 하나로 모인다. 야구를 잘하면 어떤 모습이든 인정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작은 디테일 하나가 오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영빈의 말소도 같은 맥락이었다.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프로 선수답게 보이는 것 자체가 기본이라는 메시지였다. 단정함을 강조하는 LG의 팀 문화가 최근 좋은 성적과 함께 다시 주목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