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에 돈 쓸거면 KT 보고 배워야” 강백호 보내고 영입한 선수들 대활약 속에 4연승

KT 위즈가 창단 이래 처음으로 개막 4연승을 달렸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17년에 기록한 개막 3연승이었는데, 이를 가뿐히 넘어섰다.

지난겨울 FA 시장에서 108억원을 투자해 영입한 3총사가 제값을 하고 있다. 강백호를 한화로 보내고 보상선수로 받은 한승혁까지 합세하며, KT의 투자 효과가 톡톡히 나타나고 있다.

1일 한화전 — 최원준이 해결했다

KT는 1일 대전 한화전에서 14-11로 승리했다. 1번 타자 최원준이 5타수 3안타 5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을 이끌었다. 1-2로 뒤진 3회초 1사 후 2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김현수의 2루수 땅볼 때 상대 실책을 틈타 홈을 밟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2-4로 뒤진 7회초에는 2사 2·3루에서 정우주의 초구 직구를 공략해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날렸다.

6-5로 앞선 8회초에는 2사 만루에서 김서현을 상대로 0볼 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지만, 볼 2개를 침착히 골라낸 뒤 스트라이크존 복판에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고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새 시즌 KT의 1번 타자로 나서고 있는 최원준은 4경기에서 타율 0.389(18타수 7안타) 5득점을 기록 중이다. 볼넷 4개를 얻어내는 동안 삼진은 1개에 불과하며, 출루율 0.500이라는 이상적인 리드오프의 지표를 보여주고 있다.

김현수 — 득점권에서 무섭다

김현수의 클러치 능력이 빛나고 있다. 1일 경기 9회초 2사 만루에서 3타점 결승 2루타를 터뜨려 승리를 확정지었고, 앞선 29일 잠실 LG전에서도 9회 결승 땅볼로 6-5 승리를 견인했다. 승부처마다 필요한 한 방을 터뜨리고 있는 셈이다.

김현수의 4경기 타율은 0.316으로 평범해 보이지만, 득점권에서는 9타수 4안타 6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수년간 클러치 히터 부재로 고심하던 KT의 약점을 효과적으로 지워낸 활약이다.

한승택 — 장성우의 부담을 덜다

포수 한승택의 가세도 KT에는 큰 힘이다. 개막 4경기 타율은 0.077(13타수 1안타)로 저조하지만, 그의 가치는 수비 변화에서 드러난다. KT는 기존 주전 포수 장성우를 지명타자로 기용하고 한승택에게 안방을 맡기고 있다.

이를 통해 공격의 핵심인 장성우가 체력 부담을 덜고 타격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고, 실제로 장성우는 4경기 타율 0.333 1홈런 3타점을 기록 중이다. 약점으로 지적받던 도루 저지 능력도 한승택의 가세로 한층 개선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108억 투자 — 효과가 나고 있다

KT는 지난겨울 FA 3총사에게 총 108억원을 투자했다. 포수 한승택과 4년 최대 10억원, 외야수 김현수와 3년 보장 금액 50억원, 최원준과 4년 최대 48억원 계약을 맺었다. 여기에 내부 FA 장성우(2년 16억원)까지 합하면 134억원이나 된다. 거기에 강백호를 한화로 보내고 보상선수로 받은 한승혁까지 1군에서 활약하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거액을 투자한 효과가 제대로 나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난 연승 자체가 처음”이라며 너스레를 떤 뒤 “부임 첫해 개막 5연패로 시작한 데다 2023년에는 첫 11경기서 2승 9패를 떠안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올 시즌의 출발은 그래서 더 의미가 깊다”고 덧붙였다.

슬로스타터 탈피

최근 수년간 KT는 시즌 초반 하위권에 머물다 후반기 반등을 통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패턴을 보였다. 이러한 저력은 5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이라는 성과로 이어졌으나, 초반 부진 탓에 정규시즌 우승을 다투기에는 항상 뒷심이 부족했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6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는 고배를 들었다.

그러나 시즌 초반부터 질주하는 올해는 다르다. FA 3총사 영입과 함께 ‘새판짜기’에 나선 KT는 막대한 투자의 결과를 개막 4연승이라는 결실로 맺고 있다. 슬로스타터 이미지를 벗어내고 있는 KT의 초반 기세가 정규시즌 최종 성적으로 어떻게 이어질지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