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1 대승이었다. 기분 좋은 건 당연하다. 그런데 경기 후 일부 한화 팬들이 안우진을 향해 “국내용 확인 완료”라며 쏘아붙이는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날 안우진의 성적표가 그 말을 뒷받침하기엔 내용이 너무 다르다는 것이다. 야수선택 두 번이 발목을 잡은 경기를 보고 “국내용”이라 단정짓는 건 결론 먼저 내리고 이유를 갖다 붙이는 것에 가깝다.
이날 실점의 진짜 원인은 야수선택이었다

안우진은 14일 고척 한화전에서 5이닝 5피안타(1홈런) 7탈삼진 3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렸다. 5회가 결정적이었는데 그 실점 과정이 순수하게 안우진 탓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김태연에게 슬라이더가 한가운데로 들어가 솔로홈런을 맞은 건 안우진의 실투가 맞다.

하지만 이어진 이도윤 2루타 이후 이원석의 번트 타구에 안우진이 1루 대신 3루를 선택했고 이도윤이 간발의 차로 세이프 됐다.

계속된 페라자의 땅볼에는 1루수 최주환이 홈 송구를 선택했고 이번에도 이도윤이 홈플레이트를 먼저 쓸었다. 솔로홈런 1점에 야수선택 두 번이 맞물리며 2점을 내줬는데, 그 중 후자는 판정 번복 끝에 나온 실점이었다.
복귀 이후 안우진이 보여준 것들

안우진은 2023년 8월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뒤 2년 가까이 마운드와 멀어졌다. 그리고 올 시즌 4월 12일 롯데전에서 복귀했다. 복귀 첫 등판에서 황성빈을 상대로 던진 4구째가 트랙맨 기준 159.6km를 기록하며 2026시즌 최고 구속을 찍었다.

수술 후 구속이 떨어지지 않았냐는 우려를 단 한 이닝 만에 잠재웠다. 이후 1이닝에서 2이닝, 3이닝, 그리고 5월 2일 두산전에서 5이닝 1자책 호투로 981일 만에 선발승까지 따냈다. 이날 한화전에서도 최고 158km의 포심을 뿌리며 7탈삼진을 잡아냈다. 이게 국내용 투수의 투구 내용인지 묻고 싶다.
MLB 스카우트들은 왜 고척에 오는가

안우진이 등판하는 날 고척돔 백스톱 뒤편에 낯선 얼굴들이 자주 보인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포함한 4~5개 MLB 구단이 파견한 스카우트들이다.
업계에서는 안우진이 2026년부터 2028년까지 KBO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뒤 2029년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시나리오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평균 150km 중반대를 넘나드는 포심에 140km대 하드 슬라이더, 여기에 복귀 이후에도 구속이 전혀 꺾이지 않는 내구성까지. 이런 투수를 두고 MLB 구단들이 직접 스카우트를 파견해 챙겨보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다.

물론 안우진도 완벽한 투수는 아니다. 패스트볼 제구가 한가운데로 몰릴 때 얻어맞는 장면은 이날도 있었고, 변화구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는 과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하지만 그게 “국내용”의 근거가 되진 않는다. 10-1로 이긴 경기 결과만 보고 상대 에이스에게 그 딱지를 붙이는 건 기분 좋은 날의 흥분이 앞선 말이다. 적어도 MLB 스카우트들은 그 평가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