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범호 감독이 10일 롯데전을 사실상 이의리의 마지막 기회로 제시했다. 결과는 2⅔이닝 4피안타 3볼넷 4실점, 시즌 4패였다. 팬들 사이에서 “이 정도면 거의 김서현급”이라는 말이 나오는 건 단순한 비교가 아니다.
볼넷을 남발하다 가운데로 몰린 공을 얻어맞는 패턴이 김서현의 입스 증상과 너무 닮았다는 것이다. 올 시즌 8경기 1승 4패 ERA 9.00, 5월 2경기 4⅓이닝 ERA 18.69라는 숫자가 이의리의 현재다.
이의리가 어떤 선수였냐면

2021년 KIA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해 데뷔 첫해 만 18세 투수 최초로 한 경기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차지한 선수다.

2022년과 2023년 평균자책점 3점대를 유지하며 선발 로테이션을 안정적으로 소화했고, 2023년 11승을 올리며 KIA 에이스 자리를 예약하는 듯했다. 하지만 2024년 6월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시즌을 접었고, 지난해 7월 복귀해 제한된 이닝을 던지며 재활에 집중했다. 올 시즌이 수술 후 첫 풀타임 시즌이었다.
한 번 잘 던지면 모두가 기대하는데

4월 17일 두산전에서 5이닝 무실점, 최고 구속 156km를 찍으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당시 이의리는 초등학교 시절 은사의 조언대로 몸을 좀 더 앞으로 끌고 나가 때리는 듯한 느낌으로 던졌더니 효과가 있었다고 했는데, 그 흐름이 단 하루로 끝났다.

이후 5일 한화전 1⅔이닝 5실점, 10일 롯데전 2⅔이닝 4실점으로 같은 패턴이 반복됐다. 팬들 사이에서 “이의리가 등판하는 날이면 뭔지 모를 기대감을 갖게 되고, 한 번 잘 던지면 누구보다 기뻐하는데”라는 말이 나오는 건 이 선수가 가진 포텐셜 때문이다. 그 포텐셜이 더 안타까움을 키운다.
이범호 감독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

이범호 감독은 “한계를 뛰어넘어야 좋은 투수가 되는데, 그런 부분을 넘어가지 못한다면 다른 방안도 생각해야 하는 시기”라고 밝혔다. 대체 카드는 있다. 2년차 김태형이 선발 전환 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황동하는 현재 KIA에서 가장 안정적인 선발이다.

이의리를 1군에 계속 두는 게 선수 본인에게도 좋지 않다는 시각이 나오는 건, 결과가 안 좋을수록 자신감이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팬들은 “양현종도 2~3시즌 동안 조롱받다가 극복했다”며 기다리는 목소리와 “이제 선발에서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존하는 가운데, 이범호 감독의 결단이 언제 나올지가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