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 이긴 경기였다. KIA는 23일 고척 키움전에서 8회까지 7-2로 앞섰다. 김도영의 시즌 38호 홈런과 김태군의 시즌 5호 투런, 선발 네일의 6이닝 2실점 호투까지 승리 공식이 완벽했다.
그러나 9회말 한 이닝에 6점을 내주며 7-8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마지막 장면은 마무리 이의리가 김재현에게 맞은 끝내기 만루홈런이었다.
99.2%가 무너진 9회말

9회말 등판한 이태양이 권혁빈, 서건창, 추재현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급히 올라온 이의리는 첫 타자 데이비슨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고, 안치홍 볼넷으로 다시 만루가 됐다.

대타 여동욱을 삼진으로 잡아 2사까지 왔지만, 김재현의 타구가 좌측 담장을 넘어가며 경기가 끝났다. 문자중계 승리 확률 기준으로 KIA가 한때 99.2%까지 올라갔던 경기였다.
일곱 번 다 직구였다

김재현과의 승부 내용이 논쟁에 불을 붙였다. 이의리가 던진 7개의 공은 전부 155km 안팎의 직구였다. 볼, 헛스윙, 볼, 헛스윙으로 2-2를 만든 뒤 파울 두 개를 버텨낸 김재현은 7구째 같은 코스 직구를 받아쳐 110m를 날렸다.

커뮤니티에서는 단조로운 볼배합이 화근 아니었냐는 반응이 나온다. 다만 승부 과정만 놓고 보면 해석은 갈릴 수 있다. 헛스윙 두 개를 끌어낸 만큼 구위로 눌러도 된다는 판단이었을 수 있고, 제구 기복이 있는 이의리에게 가장 확실한 공을 요구한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 배터리 중 누구의 판단이 컸는지도 현재로선 알 수 없다.
하필 상대가 김재현이었다

결과를 더 아프게 만든 건 타자의 이름이다. 김재현은 이날 홈런 전까지 시즌 타율 0.182에 통산 홈런 8개의 백업 자원. 2022년 5월 잠실 LG전 이후 1551일 만에 나온 홈런이 생애 첫 끝내기포이자 만루홈런이 됐다.
김재현은 경기 후 “내가 마지막 타자라는 생각으로 들어갔다. 삼진만 당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스윙했는데 홈런이 나왔다. 어떻게 쳤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볼배합만의 문제였을까

책임을 배터리에만 묻기는 어렵다는 시선도 있다. 김태군은 이날 8회 쐐기 투런을 때려 7-2를 만든 주인공이었다. 9회 위기 자체는 이태양의 연속 안타 허용과 이의리의 볼넷으로 만들어졌고, 5점 차 리드에서 필승조 투입이 늦었다는 벤치 운용 지적도 함께 나온다. 만루홈런은 무너진 이닝의 마지막 장면이었을 뿐이라는 얘기다.

이 패배로 KIA는 최하위 키움에 시리즈 1승 2패로 밀렸고, 전날 안우진에게 막힌 데 이어 2연패를 안았다. 네일의 시즌 10승과 전상현의 통산 120홀드 달성도 빛이 바랬다. 6연승으로 올라섰던 3위 자리도 이날 패배로 지키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