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피치 투수를 1군에서 쓰는 한화가 문제 아닌가요?” 정우주 욕하면 안 되는 이유

한화가 7일 NC전 패배 후 정우주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시즌 내내 부진하던 2년 차 파이어볼러가 마침내 2군으로 내려간 것인데, 팬들의 반응은 “드디어”, “너무 늦었다”로 모인다.

그리고 그 화살은 선수가 아니라 구단을 향한다. 사실상 직구 하나로 버티는 투수를 1군 필승조 자리에 계속 세워둔 건 한화의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원피치가 된 이유부터 구단 책임

정우주는 2025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으로, 데뷔 시즌 51경기 평균자책점 2.85라는 뛰어난 성적을 냈다. 하지만 그 성공의 실체는 리그 최상위급 직구와 슬라이더, 사실상 투피치였다. 여기엔 구단 방침도 얽혀 있다. 한화는 저연차 투수의 포크볼을 부상 우려로 봉인해두고 있어, 정우주가 쓸 수 있는 종변화구는 완성도가 떨어지는 커브뿐이었다. 그 커브가 전혀 말을 듣지 않으니, 타자들은 직구만 노리면 됐다.

2년 차인 올해 그 한계가 그대로 드러났다. 변화구에 자신감을 잃자 직구 커맨드까지 흔들렸고, 위기마다 힘으로만 승부하다 장타를 맞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최근에는 볼넷을 남발하며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넣는 것조차 버거워하는 모습까지 나왔다. 팀 선배 김서현이 걸었던 길을 그대로 밟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 이유다.

알면서도 못 내렸다

더 큰 문제는 이 상황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팬들은 진작부터 2군 재조정을 요구했고, 신인을 1군에 바로 던져 넣는 육성 방식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컸다. 일본처럼 첫해는 2군에서 메커니즘을 다지게 해야 한다는 지적, 심지어 신인 1년 2군 의무화를 검토하자는 칼럼까지 나왔다.

그런데도 정우주는 내려가지 못했다. 아시안게임 명단 발표를 앞두고 쉽게 말소할 수 없었던 사정에, 1군에 있는 자원은 어떻게든 써야 한다는 김경문 감독의 기용 방식이 겹치면서다. 한화는 상위 지명 유망주들을 팀 사정을 이유로 일찍부터 1군에서 소모해왔고, 황준서 역시 1년 차에 무리하게 1군 선발로 뛰다 성장할 시간을 잃을 뻔했다. 비슷한 성장통이 반복되는 건 우연이 아니라는 얘기다.

지금 필요한 건 비난이 아니라 시간

분명한 건 정우주의 재능 자체는 여전하다는 점이다. 150km대 직구 구위는 이미 프로 최고 수준으로 검증됐고, 지난해에는 포스트시즌 선발 오프너까지 소화했다. 부족한 건 변화구와 그것을 다듬을 시간이었는데, 1군에서는 실전 중에 새 구종을 실험할 수 없다.

그래서 이번 2군행은 좌절이 아니라 기회다. 다만 조건이 있다. 열흘 채우고 기계적으로 다시 올릴 게 아니라, 장기 재조정에 들어간 김서현처럼 본인이 밸런스와 확실한 세컨드 피치를 찾을 때까지 기다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정우주의 부진은 어린 투수의 실패가 아니라 어른들의 조급함이 만든 결과에 가깝다. 욕을 먹어야 할 대상이 있다면, 원피치 투수를 알면서도 1군 마운드에 세워온 시스템이지 이제 겨우 2년 차인 스무 살 선수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