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는 진짜 더블 A 수준인가요?” 40살 투수에게 퍼펙트게임 당한 KBO 현실

포스트맨

우리 나이로 마흔인 투수가 KBO 데뷔전에서 7이닝 퍼펙트를 던졌다. 최고 구속은 149km, 탈삼진은 단 2개였다.

카라스코의 완벽투가 남긴 여운은 감탄만이 아니었다. 이 경기를 계기로 KBO 리그의 수준을 묻는 뼈아픈 질문이 다시 고개를 든 것이다.

미국에서 밀려난 투수가 한국에서는 완벽했다

논쟁의 근거는 카라스코의 최근 위치다. 그는 지난해 빅리그 11경기, 올해는 8경기 평균자책점 5.94에 그치며 미국에서 설 자리를 잃었고, 결국 총액 36만 달러에 한국행을 택했다.

그런 투수가 태평양을 건너자마자 21타자 연속 범타를 만들었다. 리그 최고 타자로 꼽히는 양의지를 포함해 두산 타선 누구도 안타는커녕 볼넷 하나 얻지 못했다.

일부에서는 더 아픈 비교도 나온다. 통상 더블A와 트리플A 사이로 평가받던 KBO가, 이날 경기만 보면 그 평가조차 후하다는 자조다. 완투와 완봉이 사라지고 몸값만 치솟은 리그의 민낯이라는 쓴소리가 이어졌다.

다만 이 투수는 평범한 마흔이 아니다

반론도 분명하다. 카라스코는 나이로만 평가할 투수가 아니라, 구속을 잃는 대신 여섯 개 구종을 같은 폼에서 뿌리는 커맨드형 투수로 진화하며 메이저리그에서 17년을 버틴 특급 경력자다.

올해도 트리플A에서는 평균자책점 2.55로 멀쩡히 통했다. 빅리그에서 밀려났다고 기량 자체가 무너진 투수가 아니라는 뜻이다.

초견 효과라는 변수도 있다. KBO 타자들에게 카라스코는 분석 자료가 사실상 없는 첫 대면 투수였고, 새 외국인 투수가 데뷔전에서 강한 건 리그의 오랜 패턴이다. 시간이 지나 공이 눈에 익으면 공략당한 외인 사례도 수없이 많다.

결론은 다음 등판들이 낸다

표본은 아직 한 경기다. 이 하루로 리그 전체의 수준을 재단하는 것도, 반대로 아무 일 아니라고 넘기는 것도 성급하다.

판단의 근거는 앞으로 쌓인다. 타자들이 두 번째, 세 번째 대결에서 카라스코를 공략해낸다면 이날은 낯선 투수에게 당한 하루로 남는다. 반대로 그가 시즌 내내 이런 투구를 이어간다면, 리그 수준을 향한 물음은 훨씬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