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 투수 기용 이거 맞나요?” 이적 첫날부터 무사 만루 오스틴 상대하는 이형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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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이형범(32)의 데뷔전이 뜨거운 논란을 낳고 있다. 문제는 등판 결과 이전에 등판 상황 그 자체였다.

하루 전 “편한 상황부터 시작하겠다”던 김경문 감독이, 정작 첫 등판을 1점 차 무사 만루에 리그 홈런 1위 오스틴 타석이라는 최악의 난이도로 배정한 것이다.

하루 만에 뒤집힌 “편한 데부터”

24일 선수단에 합류한 이형범을 두고 김 감독은 분명히 말했다. 오자마자 부담을 주기보다 편한 상황부터 시작해 적응시키겠다는 취지였다. NC 시절 5년 넘게 함께한 제자를 배려하는 듯한 발언이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인 25일 LG전, 한화가 5-4로 앞선 4회초 무사 만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투수가 이형범이었다. 기다리는 타자는 이날 이미 홈런을 때린 시즌 29홈런의 오스틴. 팬들 사이에서 이보다 어려운 상황이 있느냐는 반응이 터져 나온 이유다.

결과도 잔인했다. 이형범은 오스틴에게 밀어내기 동점 볼넷을 내줬고, 후속 문정빈에게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한화는 이 이닝에만 9점을 헌납하며 11-15로 무너졌다.

“말과 행동이 다르다”.. 폭발한 팬심

경기 후 커뮤니티는 감독 성토장이 됐다. 전날 발언과 정반대의 기용에 말을 지키지 않는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KIA에서 시즌 내내 추격조 성격으로 뛰던 투수를 이적 이틀 만에 초고압 승부처에 투입한 것 자체가 무리수였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트레이드 첫 등판부터 멘탈이 흔들릴 수 있는 경험을 안겼다는 동정론과 함께, 타 팀에서도 이적생에게 “편한 상황에 쓰겠다”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던 사례들을 소환하며 감독들의 공수표라는 냉소까지 나왔다. 앞서 문현빈 중견수 기용, 정우주 관리 논란 등으로 쌓여 있던 김 감독 기용법에 대한 불신이 이번 건으로 다시 폭발한 모양새다.

벤치의 사정도 없지는 않았다

물론 변론의 여지도 있다. 당시 한화 불펜은 선발 조기 강판이 반복되며 과부하 상태였고, 접전의 위기를 끊을 카드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었다. 김 감독이 짚은 이형범의 장점이 몸쪽 승부인 만큼, 병살로 이닝을 지울 적임자로 봤을 가능성도 있다. “편한 데부터”라는 발언 역시 장기적 활용 방침이지 첫 등판까지 보장한 약속은 아니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다만 결과적으로 이형범은 최악의 첫 단추를 뀄고, 감독의 말과 기용 사이의 간극은 팬들에게 또 하나의 불신 사례로 남았다. 5위 싸움이 급한 한화에서 이형범이 신뢰를 회복할 기회는 다음 등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