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용병 타자 의심한 키움 안티팬 있나요?” 후반기 첫날부터 증명된 키움의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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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이 외국인 야수 2명 체제를 꺼냈을 때, 조롱이 쏟아졌다. 리그 아홉 팀이 ‘투수 2+타자 1’을 쓰는데 혼자 반대로 가는 것도 모자라, 그 두 타자가 시즌 중 브룩스와 결별하고 데려온 히우라와 NC에서 방출된 데이비슨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후반기 첫날인 16일 대전에서, 그 두 장이 동시에 터졌다. 히우라 홈런 포함 3안타 5타점, 데이비슨 4안타 3득점. 듀오 합작 7안타 6타점으로 한화를 14-5로 폭격하며 구단 한 경기 최다 득점 신기록(종전 12점)까지 갈아치웠다.

5-4까지 쫓기자, 7회에 7점을 부었다

경기 내용도 외인 듀오가 다 만들었다. 1회 데이비슨의 안타에 이은 히우라의 선취 적시타, 3회에는 또 데이비슨이 출루하자 히우라가 화이트의 초구 스위퍼를 받아쳐 비거리 125m 투런포를 쐈다.

6회 노시환의 추격 스리런으로 5-4 한 점 차까지 몰렸지만, 키움은 7회 타자일순 7득점 빅이닝으로 승부를 끝냈다. 그 빅이닝의 마침표도 히우라의 2타점 적시타, 불씨를 이어간 것도 데이비슨의 장타였다. 선발 전원 안타에 팀 18안타. 4연패 중이던 최하위 팀의 방망이가 맞나 싶은 하루였다.

‘무지성 정석’을 거부한 계산

키움의 선택을 뜯어보면 도박이 아니라 산수에 가깝다. 이정후, 김혜성, 김하성, 송성문이 전성기에 줄줄이 해외로 떠나며 야수 뎁스의 허리가 통째로 비었고, 그 결과 리그 최악의 타선이 됐다.

팬들 사이에서도 팀의 최대 약점이 타격인데 ‘2투수 1타자가 정석’이라며 그대로 가는 건 그냥 지겠다는 뜻이라는 옹호론이 있었다. 투수가 갈린다는 반박도, 이날처럼 점수가 터지면 알칸타라가 6이닝만 던지고 내려오고 필승조를 아끼게 되니 오히려 마운드를 보호한다는 재반박이 가능하다.

물론 리스크는 실재했다. 히우라는 영입 후 타율 0.255로 팀을 홀로 끌 정도는 아니었고, 데이비슨은 이미 약점이 분석됐다는 평가 속에 NC가 놓아준 선수다. 설종진 감독이 휴식기에 “두 외인이 전반기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공언한 건 기대이자 부담이었는데, 첫 경기부터 답이 나온 셈이다.

하루의 증명, 시즌의 증명은 이제부터

냉정하게 한 경기로 도박의 성패를 판정할 수는 없다. 29승 57패 최하위라는 현실은 그대로고, 14점을 낸 다음 날 침묵하는 게 올해 키움 타선이었다. 다만 방향성만큼은 확인됐다.

홈런왕 출신의 파워(데이비슨)와 MLB 통산 50홈런의 한 방(히우라)이 같은 라인업에서 동시에 작동하면, 이 타선은 리그 어느 팀에게도 하루 14점을 퍼부을 수 있다는 것. 정석을 버렸다고 비웃음 샀던 키움의 역주행이, 어쩌면 최하위 팀이 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었음이 증명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