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회말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 이 시대 가장 허무한 방식으로 경기를 마무리한 것이 SSG였고, 가장 짜릿한 방식으로 승리를 따낸 것이 한화였다.
한화 팬들은 매년 상대 팀이 우리 불펜한테 이런 기분을 느끼겠구나 싶었는데, 오늘은 입장이 바뀌었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2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벌어진 두 팀의 연장 10회 혈전은 7-6으로 한화의 승리로 끝났다.
SSG가 먼저 잡았는데

박성한이 1회초 선두타자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한 SSG는 7회초 정준재의 우중간 2타점 3루타와 최정의 희생플라이까지 더해 5-2로 달아났다. 3점 차 리드에 필승조 총동원이라는 전형적인 이기는 공식을 가동했다.

그런데 8회말에 균열이 생겼다. 김민이 볼넷과 실책이 겹치며 무사 만루를 자초했고, 채은성 몸에 맞는 볼과 최재훈 희생플라이로 두 점을 내줬다.

5-4로 쫓아온 한화는 9회말 하주석 안타, 페라자·강백호 연속 볼넷으로 2사 만루를 만들었고, 마무리 조병현의 폭투에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5-5 동점이 됐다.
연장에서도 SSG가 앞서는 듯했는데

10회초 에레디아 볼넷과 최준우 안타로 1사 1·3루를 만든 SSG는 김성욱의 우전 적시타로 6-5 리드를 되찾았다. 이미 필승조 자원을 모두 소진한 탓에 이전까지 1군 등판이 없던 박시후와 이기순을 올려야 했고, 한화는 그 틈을 파고들었다.

페라자의 좌전 적시타로 6-6을 만든 뒤 이기순이 문현빈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가 됐다. 노시환이 타석에 들어섰고, SSG는 볼넷을 내주며 끝내기 밀어내기로 경기를 내줬다.
승리했는데 불안한 이유

기분 좋은 승리인 건 맞다. 3점 차로 뒤지다 뒤집어 끝낸 경기이고, 노시환이 복귀 이후 꾸준히 클러치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심우준도 5타수 3안타로 타선에서 제 몫을 했다.

그런데 경기 흐름을 보면 마냥 웃을 수 없다. 7회까지 SSG 필승조에 막혀 좀처럼 반격의 실마리를 못 잡다가 상대가 자멸하는 과정에서 점수를 얻었고, 한화 불펜도 7회에 김종수가 3실점을 허용하는 장면이 나왔다.
김서현이 2군으로 내려간 날 치른 첫 경기에서 불펜이 안정적이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이긴 건 이긴 거고, 불펜 걱정은 불펜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