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러가 갑자기 무너진 이유, ‘이것’ 때문 아닌가요?” 에이스들이 줄줄이 쓰러지는 이유

포스트맨

한 달 전만 해도 MVP 후보였던 투수가 1회를 버티지 못했다. KIA 올러가 28일 대구 삼성전에서 1이닝 8실점으로 무너진 것이다. 홈런 포함 7안타에 볼넷 3개, 공 48개를 던지는 동안 삼성 타선을 한 바퀴 반이나 상대했다.

데뷔 후 최소 이닝과 최다 실점을 하루에 갈아치운 커리어 최악의 날. 그런데 팬들 사이에서는 이 추락의 원인을 두고 한 가지 공통된 진단이 나온다.

MVP 후보에서 한 달 만에 평균자책점 13점대로

낙차가 너무 크다. 올러는 6월까지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모두 리그 최상위권을 달리며 유력한 MVP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7월 3경기 성적은 평균자책점 13.06에 전패. 최근 6경기에서 홈런만 6방을 맞았다.

흥미로운 건 이날도 최고 구속이 151km까지 나왔다는 점이다. 구위가 죽은 게 아니라 공이 한가운데로 몰리며 얻어맞았다. 힘은 남았는데 정교함이 사라진, 지친 투수의 전형적인 패턴이다.

많이 던진 순서대로 쓰러지고 있다

팬들이 지목하는 원인은 간단하다. 이닝, 즉 체력이다. 올러는 6월까지 99⅓이닝으로 리그 최다 이닝 1위였다. 그런데 이 순위표가 섬뜩하다. 이닝 2위 알칸타라(키움)는 팔꿈치 통증으로, 3위 후라도(삼성)는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다.

5위 류현진은 25일 시즌 최소인 2이닝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됐고, 7위 최민석은 데뷔 후 최다인 10실점 경기를 겪었다. 8위 사우어는 3이닝 8실점, 10위 임찬규는 7월 평균자책점 9점대다.

전반기에 팀을 짊어졌던 상위 10명 중 후반기에 오히려 좋아진 투수는 고영표 단 한 명뿐이다. 여기에 연일 이어지는 기록적 폭염이 회복을 더 어렵게 만들며, 많이 던진 순서대로 무너지는 그림이 완성되고 있는 것이다.

순위 싸움의 승부처가 된 ‘에이스 관리’

이 집단 현상은 순위표를 직접 흔들고 있다. 후라도가 빠진 삼성은 페덱, 보스를 발 빠르게 영입해 1위를 지킨 반면, 선발진 붕괴에 대응이 늦었던 LG는 8연패 끝에 3위로 밀렸다. 올러가 무너진 KIA도 이날 패배로 5위까지 떨어졌다. 결국 남은 시즌의 성패는 에이스를 얼마나 쉬게 하고, 그 공백을 얼마나 빨리 메우느냐에 달렸다는 얘기다.

물론 올러의 부진이 순수하게 체력 문제인지, 상대 분석에 노출된 것인지는 단정할 수 없다. 다만 이닝 순위표가 보여주는 경향만큼은 우연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혹서기 로테이션 관리가 올해 순위 싸움의 숨은 승부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