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롯데 김태형 감독 잘하지 않나요?” 김태형 감독이 성장한 것 같은 이유

롯데가 7일 사직 KIA전에서 10-2 대승을 거뒀다. 시즌 팀 최다인 18안타가 터진 화끈한 경기였는데, 정작 롯데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건 타선이 아니라 김태형 감독의 경기 운영이었다. 부임 3년 차, 그것도 계약 마지막 해에 감독이 달라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평소와 달랐던 투수 운영

이날 선발 로드리게스는 7이닝 3피안타 9탈삼진 1실점으로 완벽했다. 투구 수는 87개. 평소의 김태형 감독이라면 100구를 채우도록 8회에도 올렸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실제로 그는 지난 4월 로드리게스가 104구 8이닝을 던질 때도 본인 의사를 존중해 끝까지 맡겼던 감독이다. 그런데 이날은 7회에 깔끔하게 내렸고, 8점 차 리드에서 필승조 대신 이진하와 이준서에게 남은 2이닝을 맡겨 경기를 닫았다.

팬들이 주목한 게 바로 이 지점이다. 그간 김태형 감독은 큰 점수 차에서도 좌우 매치업을 따지며 이닝을 잘게 쪼개거나, 이기는 경기에 필승조를 굳이 투입하는 운영으로 피로 누적 논란을 샀다. 그런데 이날은 확실히 잡은 경기에서 주력 불펜을 완전히 아꼈다. 야수 쪽도 마찬가지였다. 경기 중반부터 주전들을 대거 빼고 백업들에게 기회를 주며 체력 안배까지 챙겼다. 여유 있게 이기는 경기를 여유 있게 끝낸, 올 시즌 롯데에서 보기 드물었던 그림이다.

물론 변수는 있다

이 변화를 온전히 감독의 각성으로만 보기는 이르다. 이번 주중 3연전이 끝나면 곧바로 올스타 브레이크라 주말 경기가 없다. 로드리게스를 아낄 필요도, 불펜을 무리시킬 이유도 없는 일정이었다는 것이다. 애초에 타선이 1회부터 몰아쳐 초반에 승부를 결정지어 준 덕에 운영의 여유가 생겼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팬들의 평가가 후한 건 그만큼 기대치가 낮아져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해 시즌 중 외인 투수 두 명을 모두 교체했고, 올해도 지난달 투수코치를 닷새 만에 원위치시키는 등 어수선했던 팀이, 최근 신인 데뷔전을 챙겨주고 벤치 자원을 돌리는 유연한 모습을 보이니 체감 변화가 크다는 것이다.

5위와 4경기 차, 진짜 시험은 후반기

이날 승리로 롯데는 37승 2무 44패, 5위 두산과의 격차를 4경기까지 좁혔다. 8위라는 순위가 여전히 아쉽지만 가을야구 마지노선이 사정권에 들어온 만큼, 후반기 운영의 디테일이 순위를 가를 수 있다.

결국 이날의 호평이 진짜 성장인지 일정이 만든 착시인지는 후반기가 증명할 것이다. 접전이 이어지고 불펜이 마르는 8~9월에도 이런 합리적 운영이 유지된다면, 계약 마지막 해의 김태형 감독은 성적과 평가를 모두 반전시킬 수 있다. 팬들이 오랜만에 감독 칭찬을 꺼낸 지금, 그 기대를 이어가는 건 온전히 벤치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