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남도가 천안아산역 인근에 5만 석 규모의 돔구장을 짓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공개했다. 총 예상 비용은 무려 1조 원. 이르면 2031년 완공을 목표로, 2025년부터 본격적인 타당성 조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김태흠 도지사는 전문가들과 함께 회의를 열어 도입의 필요성과 활용 방안을 논의했다.
도는 돔구장을 단순한 야구 전용 공간이 아닌 복합문화시설로 구성할 계획이다. K-팝 공연, 국제 스포츠 대회, 기업 행사 등 다양한 콘텐츠 유치가 구상 중이다. 그러나 가장 많은 관심을 모은 건 다름 아닌 ‘프로야구 경기 수’. 김 지사는 연간 프로야구 30경기 이상 유치를 언급했지만, 365일 중 남은 335일은 아직 뚜렷한 활용 계획이 없는 상태다.
단 30경기에 1조 원? 수요 분석 필수

합리적 투자냐, 무리한 도박이냐. 현재 야구장 건립 계획에는 뜨거운 논쟁이 뒤따른다. 팬들 사이에서는 “과연 1조 원짜리 야구장이 필요한가?”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천안에 그런 규모의 대형 콘서트나 이벤트가 자주 열릴 수 있을지에 대한 수요 예측은 불확실하다. 전국적으로 돔구장 선점 경쟁이 심화되면서, 문화체육관광부와 다른 지자체들도 자칫 무분별한 건설 경쟁에 뛰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재정 부담에 대한 걱정도 크다. 돔구장 건설에는 막대한 유지비와 관리비가 뒤따르며, 활용이 제한될 경우 지역 예산을 빠르게 갉아먹을 수 있다. 충남도는 타당성 조사 결과에 따라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1조 원이라는 숫자 앞에서 시민들의 눈초리는 결코 가볍지 않다.
돔구장, 지역 발전 원동력 될까

충남도의 입장에서 보면 돔구장은 당장의 건축물 그 이상의 의미다. 지역 경제 활성화, 관광객 유치, 문화 콘텐츠 확대 등 다양한 기대효과가 수반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이다. 하루 이틀 행사로는 결코 유지될 수 없기에, 장기적인 활용 전략 없이 흘러간다면 돔구장은 결국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
스포츠와 공연,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일본처럼 돔구장을 스포츠와 공연 양쪽으로 나눠 쓰도록 설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면 긍정적이지만, 중요한 건 국내에는 그만한 콘텐츠 수요를 견뎌낼 기반이 마련되어 있느냐는 점이다. 충청남도의 돔구장이 새로운 문화의 중심이 될지, 혹은 예산 낭비의 상징이 될지는 앞으로의 계획과 실행력에 달려 있다.
돔구장 건립은 단순한 건설 사업이 아니다. 지역 정체성과 문화 인프라의 결정체가 되느냐, 수익성 없는 글래머 프로젝트로 남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이제 충남도의 진짜 시험은, 설계도 너머의 현실적인 콘텐츠 전략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