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선발인 경기 보기 너무 힘든데”.. 그럼에도 기아는 양현종 선발로 쓰는 이유

18일 광주 LG전, 양현종이 5이닝 3피안타 6볼넷 2실점을 기록하며 KBO 통산 190승 고지를 밟았다. 송진우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의미 있는 기록이지만, 경기 내용은 마냥 편안하지 않았다.

최고 직구 구속은 142km에 그쳤고, 탈삼진은 단 1개였다. 볼넷을 내주고 위기를 자초하면서도 타자들을 맞춰잡는 방식으로 5이닝을 버텼다. 팬들이 양현종 등판 경기를 보기 힘들다고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장면들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야수도 힘들고, 팬도 힘들다

탈삼진 1개라는 숫자가 이날 양현종의 투구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준다. 타자를 압도해서 잡는 게 아니라 공을 배트에 맞히게 하면서 범타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보니, 야수들은 매 이닝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팬 입장에서도 공 하나하나의 흐름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우가 많다. 1회 무사 만루에서 아슬아슬하게 버텼고, 3회에는 무사 1·2루를 병살타로 빠져나오는 식으로 위기를 연거푸 넘겼다. 결과적으로는 막아냈지만 보는 내내 편안한 구석이 없는 경기였다.

그럼에도 쓸 수밖에 없는 현실

KIA 선발 로테이션을 보면 외국인 원투펀치 네일과 올러, 그리고 황동하까지 세 자리는 그나마 안정적이다. 나머지 두 자리를 두고 이의리, 김태형, 시라카와 등이 경쟁하는 구도인데, 부상과 기복이 반복되면서 고정된 4·5선발 자리가 여전히 불안하다.

양현종보다 나은 국내 선발을 당장 올리기 어렵다는 것이 KIA의 솔직한 사정이다. 5이닝 2~3실점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며 이닝을 먹어주는 투수가 얼마나 소중한지는 대안이 없을 때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38세의 노련함이 구위를 대신한다

양현종이 이날 버텨낸 방식을 보면 구위가 아니라 경기 운영이었다. 142km 직구로 LG 타자들을 상대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마다 범타를 끌어냈고, 무사 1·2루 위기에서 병살을 유도하는 장면은 수십 년의 경험이 없으면 만들어낼 수 없는 선택이었다.

삼진 하나 없이 맞춰잡는 투구로 5이닝을 버텨냈다는 건, 오히려 노련함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당장 이 선발 자리를 채울 수 있는 젊은 토종 선발을 KIA가 완전히 육성해내기 전까지는, 보기에 아슬아슬하더라도 양현종의 자리는 쉽게 비워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