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몇 경기 못했다고”.. 한화 팬들에게 문현빈·페라자가 욕 먹는 이유

페라자는 올 시즌 타율 0.317, 13홈런, 80안타, 42타점, OPS 0.955를 기록하고 있다. 득점 3위, WAR 4위, OPS 5위, 안타 5위에 올라 있는 리그 최상위권 성적이다. 문현빈도 타율 0.286, 9홈런, 71안타, 44타점, OPS 0.878로 타점 공동 10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17일 NC전을 전후로 한화 팬들 사이에서는 이 두 선수를 향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득점권에서 못 친다, 중요할 때 못 친다는 식의 지적이다.

시즌 전체로 보면 최상위권 성적이다

문제는 비판의 근거가 최근 몇 경기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페라자의 득점권 OPS는 0.921, 2사 득점권에서는 1.375, 동점 상황 OPS는 1.007, 1점차에서 3점차 이내 상황에서도 OPS 0.93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숫자로만 보면 오히려 중요한 순간에 더 강한 타자다.

그런데도 일부 팬들은 몇몇 인상적인 장면만으로 페라자를 실패한 영입으로 규정하려 한다. 외국인 타자가 매 순간 결정적인 한 방을 쳐주길 기대하는 시선 자체가 애초에 현실적이지 않은 기준일 수 있다.

문현빈도 한 달의 슬럼프로 평가받고 있다

문현빈은 올 시즌 출발이 좋았다. 4월 19일 기준 타율 0.382까지 찍었고 4월과 5월 모두 3할대를 유지했다. 그런데 5월 24일부터 6월 3일까지 8경기 타율 0.138, 6월 들어서는 13경기 타율 0.2까지 떨어졌다. 시즌 타율도 3할 아래로 내려왔다.

그런데 이 슬럼프 기간만 떼어놓고 보면 문현빈의 전체 시즌 성과가 가려진다. 시즌 전체 OPS는 0.878, WAR 기준으로도 리그 9위, wRC+ 142.6으로 리그 9위에 속하는 생산력을 유지하고 있다.

야구는 원래 사이클이 있는 스포츠다

타자가 시즌 144경기를 풀타임으로 치르다 보면 잘 맞는 구간과 안 맞는 구간이 반복되는 게 당연하다. 4월에 3할 8푼을 찍었던 타자가 6월에 2할로 떨어지는 것도, 시즌 전체로 보면 평균으로 돌아가는 자연스러운 흐름의 일부일 수 있다.

문제는 한 타자가 2주 정도 부진하면 곧바로 올해도 망했다는 식의 평가가 나온다는 점이다. 시즌 초반 압도적인 타격감을 보여줬던 선수일수록, 슬럼프가 오면 그 낙폭이 더 크게 느껴지고 비판도 더 거세지는 경향이 있다.

김경문 감독은 오히려 믿음을 보였다

김경문 감독은 문현빈의 부진에 대해 “지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항상 3할이라는 숫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독였다. WBC 대표팀 차출 이후 쉬는 시간 없이 시즌을 치른 점, 작년 활약으로 생긴 부담감까지 고려한 발언이었다.

실제로 16일 NC전에서 문현빈은 두 번의 삼진 끝에도 8회 결정적인 2루타를 만들고, 17일에도 안타를 하나 추가하며 반등의 조짐을 보여줬다. 한 시즌 안에서 몇 경기 부진했다고 선수의 가치 전체를 깎아내리기보다는, 시즌 전체 흐름과 누적된 성과를 함께 봐야 한다는 게 지금 한화 타선이 처한 상황에 더 맞는 시각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