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김호령 잡을 필요 없다고?” 김호령이 100억 불러도 무조건 잡아야 하는 이유

포스트맨

18일 인천에서 김호령(34)은 왜 자신이 올겨울 FA 시장의 뜨거운 이름인지 90분짜리 요약본을 찍었다. 3안타 3득점 1도루의 공격에, 5-2로 앞선 5회 1사 1루에서 박성한의 우중간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걷어낸 뒤 1루 송구로 더블플레이까지 완성한 수비. 네일이 달려와 껴안으며 “인생 최고의 수비”라고 외친 그 장면이다.

그런데 팬들 사이에선 논쟁이 한창이다. 35세 시즌부터 시작될 계약에 거액을 쓰는 게 맞느냐는 것.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의 KIA는 잡는 것 말고 답이 없다.

‘1년 반짝’이 아니라는 게 증명됐다

회의론의 핵심은 나이와 표본이다. 김호령은 10년간 ‘수비 전문 백업’이었고, 타격에 눈뜬 건 지난해부터라 애버리지로 믿기 어렵다는 논리다. 그런데 올해가 그 반박이다.

지난해 커리어하이(타율 0.283, OPS 0.793)를 올해는 더 끌어올려 6월 중순 기준 69경기 타율 0.292, 10홈런, OPS 0.821을 찍었고, 5월엔 구단 역대 7번째 한 경기 3홈런까지 폭발시켰다.

오픈 스탠스를 크로스로 바꾼 타격폼이 2년째 유지되며 우연이 아닌 기술 변화임을 증명한 것이다. 이 페이스면 생애 첫 두 자릿수를 훌쩍 넘는 홈런 시즌이 유력하다.

여기에 원래의 본업이 있다. ‘호령존’이라 불리는 리그 최정상 중견수 수비는 34세에도 녹슬지 않았다. 이날 더블플레이가 보여주듯 수비 하나로 시즌 몇 경기를 바꾸는 외야수이고, 투수진과 코너 외야수들에게 주는 안정감은 스탯에 다 안 찍힌다. 공수를 합치면 리그 주전 중견수 중에서도 상위권 생산력이다.

시장이 김호령 편이다

가격 논쟁에서 놓치는 게 시세다. 지난겨울 KIA와 NC에서 부진했던 최원준조차 4년 58억을 받았다. 커리어하이를 2년 연속 경신 중인 주전 중견수의 값이 그 아래일 수는 없다. 결정적으로 이번 중견수 시장의 최대어 최지훈은 SSG가 비FA 다년계약으로 묶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가 시장에서 사라지는 순간 대체재 없는 중견수를 찾는 구단들(당장 중견수 보강이 절실한 한화 등)이 김호령에게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KIA가 미적거리면 경쟁 입찰이 붙고, 값은 더 오른다.

KIA 내부 사정은 더 절박하다. 박찬호가 떠난 뒤 센터라인이 흔들리는 팀에서 중견수마저 비면 리빌딩이 아니라 붕괴다. 마케팅 측면도 무시 못 한다. 10년 넘게 구설 한 번 없던 성실함, 두터운 팬층, 호수비 하이라이트의 주인공. 프랜차이즈 가치가 계약서 숫자 밖에서 일하는 유형의 선수다.

70~80억이면 윈윈

물론 냉정한 계산도 필요하다. 계약 기간 내 에이징커브가 올 확률은 실재하고, 100억설은 현재 페이스에 취한 과열이라는 시각이 합리적이다. 하지만 4년 35억 같은 헐값 제시는 시장을 모르는 소리이고, 그 금액이면 다른 유니폼을 입은 김호령의 다이빙캐치를 지켜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

현실적인 접점은 4년 70~80억 선이다. 구단은 검증된 공수겸장 중견수를 전성기 그대로 확보하고, 선수는 늦게 핀 커리어의 정당한 보상을 받는 구간. 올겨울 KIA 프런트의 첫 시험지는 이 숫자 위에서 채점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