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드디어 제 실력을 보여줬다. 2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에서 네일은 5이닝 무실점 투구로 승리투수가 되며, 지난 등판의 아쉬움을 말끔히 씻어냈다.
첫 등판에서 3이닝 3분의 2를 던지며 4실점을 기록했던 네일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이날 그는 68구라는 효율적인 투구수로 5이닝을 소화하며, 진정한 1선발의 면모를 과시했다. 2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이라는 안정적인 기록이 그의 컨디션 회복을 증명했다.
위기 상황에서 빛난 침착함

네일의 진가는 득점권 위기 상황에서 더욱 돋보였다. 3회말 1, 3루 위기 상황에서 그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차분한 투구로 다즈 카메론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이런 모습이야말로 KIA가 그에게 총액 200만 달러를 투자한 이유였다.
구종 배합도 인상적이었다. 싱커 21개를 중심으로 스위퍼 18개, 직구 10개 등 다양한 구종을 적절히 섞어가며 두산 타선을 완전히 봉쇄했다. 최고구속 148킬로미터는 아직 완전한 컨디션이 아님을 보여주지만, 정규시즌까지 남은 시간을 고려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수치다.
전 동료와의 특별한 대결

경기 후 인터뷰에서 네일은 전 동료 박찬호와의 대결에 대해 흥미로운 소감을 남겼다. 볼넷을 내준 것은 아쉽지만 좋은 타자를 상대로 아웃카운트를 채운 것에 만족한다며, “언제 몇 대 때려야 할지 봐야겠다”는 농담으로 여유를 보였다. 라커룸에서 포옹을 나눈 두 선수의 우정이 경기장에서는 진검승부로 이어진 셈이다.
3년 차 징크스 극복 의지

네일은 외국인 선수들이 흔히 겪는다는 3년 차 징크스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걸 깰 수 있게끔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인 그는 팔꿈치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어렸을 때 이후 오랜만에 당한 부상이었지만, 현재는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지난해 27경기에서 8승 4패 평균자책점 2.25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둔 네일이다. MLB 팀들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KIA에 잔류한 만큼, 올 시즌에는 더욱 완성된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설 것으로 기대된다. 30억원이라는 거액의 재계약이 결코 아깝지 않다는 것을 이날 투구로 충분히 보여준 네일의 2026시즌이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