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손혁 단장이 나와서 직접 던져라” 한화 김서현, 1이닝 7사사구는 투수 맞나?

46구. 그중 스트라이크는 고작 19개. 아웃카운트 3개를 잡는 동안 1피안타 7사사구 3실점.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벌어진 김서현(21·한화)의 ‘악몽의 밤’을 숫자로 정리하면 이렇다. 5-1로 앞선 8회 2사 1·2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가 5-6 역전패의 장본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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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마운드에 오른 김서현의 첫 타자는 최형우였다. 볼넷. 4번 디아즈와는 10구 접전 끝에 다시 볼넷. 5번 류지혁에게는 스트레이트 볼넷. 세 타자 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2점을 허용하며 5-3으로 쫓겼다. 전병우를 3루 땅볼로 잡고 간신히 이닝을 마쳤다.

한화 벤치는 9회에도 김서현을 믿었다. 선두타자 박세혁에게 안타를 맞은 뒤 김서현은 다시 급격한 제구 난조에 시달렸다. 이성규의 희생번트로 1사를 만들었지만, 김재상에게 스트레이트 볼넷. 박승규에게 몸에 맞는 공. 또다시 만루.

김지찬을 3루 땅볼로 잡아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2사 만루에서 최형우를 상대로 풀카운트까지 끌고 간 끝에 밀어내기 볼넷. 5-5 동점. 그때도 한화 벤치는 꿈쩍하지 않았다. 4번 타순에 들어선 이해승에게 또 밀어내기 볼넷. 5-6 역전. 그제야 황준서가 마운드에 올랐다.

36년 만의 불명예 기록

삼성은 이날 경기에서 사사구 18개를 얻어 KBO 한 경기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1990년 5월 5일 롯데가 LG를 상대로 기록한 17개를 36년 만에 넘어선 것이다. 볼넷만 16개로, 2020년 키움이 SK를 상대로 기록한 역대 한 경기 최다 볼넷과 타이를 이뤘다.

김서현 한 명이 1⅓이닝 동안 내준 사사구가 7개다. 한화 마운드 전체가 이날 내준 사사구 18개 중 39%를 김서현 혼자 책임진 셈이다.

“필승조 보내고 307억 노시환 잡았다고?”

한화 팬들의 분노는 마운드를 넘어 프런트로 향하고 있다. 지난 시즌 한화 불펜의 핵심이었던 한승혁(WAR 4위)과 김범수(WAR 7위)가 모두 떠났기 때문이다. 한승혁은 강백호 FA 보상선수로 KT로 갔고, 김범수는 협상이 지지부진한 사이 KIA로 이적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노시환한테 줄 돈으로 한승혁·김범수 잡았어야 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한화는 노시환과 11년 307억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맺었지만, 정작 노시환은 13경기 타율 0.145에 삼진 21개(리그 최다)를 기록하며 13일 2군으로 내려갔다. 하루 약 166만원씩 연봉이 깎이는 굴욕을 당하고 있다.

반면 KIA로 간 김범수는 개막전 이후 6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 중이다. 같은 날 KIA 불펜에서 김범수와 이태양(역시 한화 출신)이 퍼펙트 릴레이를 펼치는 동안, 한화 불펜은 36년 만의 불명예 기록을 쓰고 있었다. “필승조 버리고 307억짜리 삼진왕 데려온 손혁 단장이 직접 던져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마무리 교체론 불가피

김서현의 부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흔들렸고,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는 9회에만 6실점하며 우승을 날렸다. 스프링캠프에서 159km를 찍었던 구속은 149km대로 떨어졌고,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13.50까지 치솟았다.

폰세와 와이스는 MLB로, 한승혁은 KT로, 김범수는 KIA로 떠났다. 노시환은 2군에 있다. 김서현마저 무너지면 한화에겐 남는 게 없다. 4연패로 6승 8패, 7위까지 추락한 한화. 1만 7000명의 팬들 앞에서 벌어진 참극에 김경문 감독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