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MLB에서 오타니 쇼헤이는 37이닝 ERA 0.97, WHIP 0.81로 사이영상 페이스를 달리고 있다. 현존하는 야구선수 중 가장 압도적인 투구를 보여주는 선수인데, 키움을 상대한 투수들은 굳이 오타니가 아니어도 그 정도의 성적을 뽑아간다.

8일 KT 오원석은 7이닝 4피안타 84구 무실점으로 키움 타선을 가볍게 요리했다. 키움이 안우진을 내세워 만든 발판을 타선이 0점으로 돌려보내는 동안 오원석은 오타니처럼 던졌다.
KBO 10개 구단 투수들이 키움 만나고 싶어하는 이유

팀 타율 0.226으로 리그 꼴찌, 득점 112점 리그 꼴찌, 타점 102점 리그 꼴찌다. 홈런도 16개로 꼴찌, OPS 0.617로 꼴찌다. 이 정도 타선이면 상대 선발 투수 입장에서는 사실상 ERA 관리하기 가장 좋은 날이 키움 등판일이다.
웬만한 KBO 선발 투수라면 키움 상대로는 QS를 기본으로 깔고 들어갈 수 있고, 조금만 잘 던지면 ERA가 팍팍 내려간다. 너도나도 키움 상대 등판일을 기다리는 이유가 여기 있다.
안우진이 76구를 던졌는데 0점이라니

이날 경기는 5회까지 0-0이었다. 안우진이 4이닝 8탈삼진 무실점으로 버텨주며 발판을 만들었는데, 타선이 단 한 점도 뽑지 못했다. 안우진은 빌드업 과정이라 이날 한계 투구 수가 80구였는데,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며 투구 수를 아끼지 못하고 4이닝 76구 만에 강판됐다.

타선이 점수를 뽑아줬다면 안우진이 이렇게 빨리 내려가지 않아도 됐을 가능성이 높다. 브룩스가 두 차례 득점권에서 땅볼로 물러나는 동안 타선 전체가 침묵했고, 6회 안우진이 내려가자마자 KT 타선이 봇물처럼 터지며 8-0까지 벌어졌다.
에이스도, 희망도 없어지는 패턴

키움 팬들이 가장 무기력해지는 패턴이 이날 경기다. 안우진이 나오는 날은 이길 수 있다는 기대를 품는데, 타선이 점수를 못 내는 동안 안우진의 투구 수가 쌓이고, 결국 안우진이 내려가면 게임이 끝난다. 5연패다.
KT는 이번 시즌 5회 이후 리드 상황에서 단 한 번도 역전당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안우진이 마운드를 내려간 순간 승부는 결정됐다.

오타니가 ERA 0.97로 MLB를 압도하고 있는 지금, 키움을 상대하는 KBO 투수들도 그만큼의 성적표를 들고 나올 수 있다. 키움 타선이 식물 상태인 한 이 패턴은 계속 반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