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 시설에 곰팡이 필 때 구단은 뭐하나 봤더니”.. 키움, 미국 주식에 150억 투자

선수 연봉에는 44억원, 미국 주식에는 149억원. 같은 구단이 같은 해에 쓴 돈이다. 키움 히어로즈의 2025년 감사보고서가 공개되면서 충격적인 숫자들이 드러났다.

2군 구장 천장에는 곰팡이가 피고, 실내 훈련장에는 누수를 받는 플라스틱 통이 놓여 있는 동안, 구단은 나스닥과 S&P500에 뭉칫돈을 굴리고 있었다.

선수 연봉의 3배를 주식에

KBO 유일 모기업 없는 구단 키움은 늘 ‘재정 열악’을 핑계로 내세웠다. 2025년 매출 508억원은 전년 대비 13% 성장했지만 여전히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샐러리캡 기준이 되는 연봉 상위 40명의 합계 금액은 2024년 56억원, 지난해 44억원으로 9위 NC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그런데 키움이 지갑을 활짝 연 곳이 따로 있었다. 2024년 약 300억원, 지난해 149억원을 금융 상품에 투자한 것이다. 2024년에는 선수단 연봉의 5배, 지난해에는 3배 넘는 돈이 금융시장으로 흘러갔다. 미국 채권, 나스닥, S&P500, 금 ETF에 분산 투자해 올린 수익률은 고작 0.75%, 약 1억 1천만원이었다.

키움 측은 “안정적인 자금 관리를 위해 이사회 결의를 거쳐 투자를 결정했고, 달러 자산은 외국인 선수 급여 등에 활용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선수단에는 인색하면서 금융시장에는 거액을 베팅하는 모습에 팬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곰팡이 핀 2군 구장

키움의 2군 팀 고양 히어로즈 홈구장은 참담한 수준이다. 천장에는 곰팡이가 가득하고, 아래에는 누수를 받는 플라스틱 통이 놓여 있다. 실내 훈련장 곳곳이 파손됐고, KBO 점검 결과 경기장과 더그아웃 등 시설 노후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수협회는 “변변한 교육실이나 세미나실 하나 없어 비좁은 라커룸에서 서로 뒤엉켜 미팅을 진행한다”고 실상을 전했다.

운영 주체인 지자체의 책임도 있지만, 이 정도로 상황을 방관한 구단의 문제가 더 크다. 선수협회는 “열악한 2군 구장이 매년 문제가 됐지만 키움은 개선 의지조차 없어 보인다”고 이례적으로 특정 구단을 지목해 비판했다.

600억 벌고도 꽁꽁

김하성, 이정후, 김혜성, 송성문. 키움이 메이저리그에 보낸 선수들로 벌어들인 돈은 600억원이 넘는다. 그런데도 샐러리캡 소진율은 49.7%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바로 위 NC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5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지갑은 닫힌 채다.

선수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샐러리캡 평균을 한참 밑도는 선수단 운영은 선수 뎁스와 사기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이는 성적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선수를 팔아서 연명하고 있다는 오명을 몇 년째 쓰고 있으며, 키움 팬들은 ‘승점 자판기’라는 조롱을 들으며 자신의 팀을 응원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날 선 비판을 가했다.

4연속 꼴찌 위기

키움은 현재 4승 10패로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10패를 기록하며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올해도 꼴찌를 하면 2001~2004년 롯데 이후 KBO 사상 두 번째 4시즌 연속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홍원기 감독과 고형욱 단장을 동시 경질하고 설종진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그대로다. 선수협회는 “구단을 사유물로 인식하고 개인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폐단이 지속된다면 한국 프로야구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기형적 운영 방향을 바로잡아 정상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선수 연봉의 3배를 미국 주식에 넣는 구단. 2군 시설에 곰팡이가 피어도 개선 의지가 없는 구단. 샐러리캡 하한선 도입 논의까지 촉발시킨 키움의 행보가 어디까지 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