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도 되는 팀이네”.. 안현민 이어 대기록 세운 19살 고졸 루키 등장

19세 소년 이강민(KT 위즈)이 잊을 수 없는 프로 첫 경기를 치렀다. 개막전에서 3안타를 몰아쳤다. 1996년 장성호 이후 30년 만이다. KBO 역대 고졸 신인 개막전 3안타는 딱 두 명뿐이었다. 공교롭게도 유신고 동기 오재원(한화)도 같은 날 3안타를 때려 사이좋게 3호 타이 기록이 됐다.

KT는 28일 잠실에서 열린 LG와의 개막전에서 11-7로 승리했다. 1회부터 지난해 천적이었던 치리노스를 상대로 6안타 1볼넷을 집중시켜 6점을 뽑아냈다. 이강민은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는데, 고졸 신인 개막전 선발 출장은 KT 선수로는 2018년 강백호(현 한화) 이후 처음이다.

1회 2사 1·2루. 앞에서 선배들이 연속 안타를 터뜨려 4-0으로 달아난 상황이었다. 9번 타자인 이강민에게까지 타순이 돌아왔다. 치리노스의 초구 투심(145km). 이강민은 그대로 받아쳤다. 중견수 박해민의 키를 넘어가는 2타점 2루타였다. 박해민은 국내 최고의 수비를 자랑하지만, 도저히 잡을 수 없는 곳으로 타구가 향했다. 데뷔 첫 타석, 초구, 2타점 2루타.

이강민은 빠르게 멀티히트를 만들었다. 3회 2사 1루에서 배재준의 실투성 변화구를 공략해 좌전 안타를 기록했다. 5회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7회 선두타자로 나와 백승현의 높은 슬라이더를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이후 폭투로 2루까지 진루한 뒤 김현수의 우전 안타 때 홈을 밟아 득점까지 추가했다.

9회 선두타자로 나와 유격수 땅볼. 4안타 달성은 무산됐다. 최종 성적 5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

1회 타석 기회가 올 줄은 몰랐다고 한다. “아예 생각을 안 하고 있었는데 계속 쳐주셔서 그냥 더 편하게 막 들어갔다. 오늘 안에 하나만 쳤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첫 타석에 초구에 나와서 운이 좋았다.”

2타점 2루타를 친 순간에 대해서는 “맞자마자 엄청 정타여서 ‘됐다’ 생각이 들었는데, 딱 보니까 박해민 선배님이 뛰어가고 계시더라. ‘설마’ 했는데 그래도 빠져서 기분이 좋았다”고 회상했다. 역대 기록은 경기 끝나고 알았다. “너무 영광이다. 그런 기록을 갖게 돼서.”

공교롭게 대전에서 한화의 신인 오재원도 9회까지 3안타를 때렸다. 오재원과 이강민은 유신고 졸업 동기다. 라이벌 구도라는 말에 이강민은 웃었다. “너무 친한 친구여서 그런 라이벌 생기는 것도 되게 재밌다. 같이 경쟁 구도가 생기다 보면 같이 더 성장할 거라고 생각한다.”

키움-한화 경기가 연장전에 들어가면서 오재원에게 1차례 더 타격 기회가 돌아올 상황이었다. 오재원이 안타를 추가하면 4안타 신기록이다. 이강민은 “재원이가 쳤으면 좋겠다. 응원한다”고 말했다. 오재원은 연장 11회 안타를 때려내지 못해 사이좋게 3안타 타이 기록이 됐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 전 “권동진이를 쓸까도 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주전이라고 했는데 첫 게임부터 바꾸는 것보다는 그대로 가는 게 낫겠다 싶었다”고 밝혔다. 경기 후에는 “1회 2아웃 이후 연속 안타로 빅이닝을 만들며 경기 분위기를 가져왔다. 오늘 3안타를 기록한 신인 이강민의 2루타 2타점과 4회 이정훈의 추가 타점이 나오며 승기를 굳힐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이강민은 “계속 칭찬하고 언급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거기에 보답해야겠다는 마음이 커서 잘 준비했다”고 전했다.

안산중앙중-유신고 출신 이강민은 2026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6순위로 KT의 지명을 받았다.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를 통해 코칭스태프의 인정을 받았고, 일찌감치 주전 유격수에 낙점된 상태였다.

KT는 2018년 강백호, 2020년 소형준에 이어 지난해 안현민이 신인상의 주인공이 됐다. 이강민이 그 계보를 이을 수 있을까. “신인왕은 너무 먼 얘기 같다. 한 게임 한 게임 차근차근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목표에 다가갈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