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4 승리였다. 노시환이 복귀 첫날 시즌 첫 홈런을 쐈고, 페라자와 문현빈까지 홈런 3방이 터졌으며 2연패를 끊고 LG를 잡아냈다.
기뻐해야 할 경기인데 한화 팬들 사이에서는 기쁨보다 걱정이 먼저 나온다. 이유는 하나다. 3회에 선발을 내리고 불펜 6명을 쏟아부은 김경문 감독의 투수 운용 때문이다.
3회에 선발을 내린다고?

황준서는 1회 황영묵의 악송구로 실점을 하나 허용했지만, 2회를 삼자범퇴로 막으며 흐름을 되찾았다. 3회에는 선두 타자 볼넷을 내줬지만 이후 내야 땅볼로 선행 주자를 지워냈고 문성주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2사 2루까지 버텼다.

충분히 이닝을 마무리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한화 벤치는 돌연 황준서를 끌어내리고 마무리 김서현을 올렸다. 3회 2⅔이닝 만의 교체였다. 김서현은 오스틴에게 볼넷, 문보경에게 우전 안타를 맞으며 승계 주자를 불러들여 오히려 2실점을 허용했다.
6명을 썼다, 정규시즌에서

결국 이날 황준서 이후 등판한 투수는 김서현-조동욱-박상원-정우주-이민우-김종수에 마무리 잭 쿠싱까지 총 7명이었다. 4회부터 조동욱이 올라와 ⅓이닝, 박상원 ⅔이닝, 정우주 1이닝, 이민우 1⅓이닝, 김종수 ⅓이닝을 나눠 던진 뒤 8회에 쿠싱을 조기 투입했다.

경기 후 기사에서마저 “마치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연상케 했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였다. 팬들 입장에서는 칭찬이 아니라 경고처럼 들린다. 한국시리즈에서나 나올 법한 총력 불펜이 4월 정규시즌에 등장한 것이다.
144경기를 어떻게 버티려고

한화는 현재 9승 12패로 중위권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아직 시즌의 3분의 1도 지나지 않았는데 이런 식의 불펜 소모가 계속된다면 여름이 오기도 전에 불펜이 탈진할 게 뻔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엄상백 부진의 여파가 황준서의 무리한 선발 기용과 김서현의 66이닝 강행군으로 이어지며 후반기에 불펜이 무너졌던 전례가 있다. 올해는 엄상백이 아예 수술로 시즌 아웃됐는데, 남은 선발들까지 이런 식으로 3회에 끌어내린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불펜에 쌓인다.
노시환 복귀 홈런, 문현빈 5호 홈런, 황영묵 2타점 적시타. 타선은 분명 잘했다. 하지만 한화 팬들이 이 승리를 온전히 기뻐하지 못하는 이유는, 오늘 이긴 방식이 앞으로 144경기를 치를 수 있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