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리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가 아이러니하게도 트레이드 시장의 핵심 매물로 떠올랐다. 팀이 가을야구에서 멀어지며 셀러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자, 미국 언론들이 이정후의 이적 확률과 구체적인 행선지까지 거론하고 나선 것이다.
ESPN “이적 확률 50%, 매물 가치 7위”

ESPN은 최근 트레이드 데드라인 이적 유력 후보 랭킹에서 이정후를 전체 7위에 올리며 트레이드 가능성을 50%로 점쳤다. 근거는 명확하다. 샌프란시스코는 지구 선두에 20경기 이상 뒤처졌고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도 10경기 넘게 밀려, 유망주를 모으는 리툴링이 현실적인 선택지가 됐다. 실제로 버스터 포지 사장은 에이스 로건 웹을 제외한 고액 계약 선수들에 대한 제안을 들어볼 의향이 있다고 확인했다.

ESPN의 스카우팅 리포트도 흥미롭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타율과 삼진율 모두 5위 안에 드는 데다 스트라이크존 안쪽 콘택트율이 리그 4위일 만큼 정확한 타격이 강점이고, 외야 세 자리를 모두 소화한다.
반면 순수 장타력은 평균 이하라 시즌 8~12홈런 유형이며 수비와 주루는 평균 수준이라는 평가다. 결론은 “매일 내보낼 수 있는 탄탄한 주전이지만 슈퍼스타급은 아니다”였다. 그럼에도 시장에 나오면 상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다고 봤다.
행선지로 지목된 팀들

ESPN은 이정후의 영입 적합 구단으로 필라델피아, 애틀랜타, 클리블랜드, 샌디에이고, 애리조나, 텍사스, 탬파베이, 마이애미까지 8개 팀을 나열했다. 매물로 나오기만 하면 수요는 차고 넘친다는 얘기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더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그렸다. 외야 공백이 생긴 필라델피아에서 슈와버·하퍼 앞 타순에 서면 득점 생산이 급증할 것이라 봤고, 장타는 많지만 콘택트가 아쉬운 애틀랜타에도 어울린다고 분석했다.
다만, 한 달 전엔 정반대였다

흥미로운 건 기류 변화다. 불과 지난달까지만 해도 현지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아무리 좋은 대가를 받아도 이정후 트레이드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며 그를 웹 다음으로 트레이드 가능성이 낮은 선수로 꼽았고, 셀러 전환 보도에서도 매물은 데버스, 아다메스, 채프먼, 아라에즈 등 고액 내야진이었지 이정후는 미래 핵심으로 분류됐다.

걸림돌도 여전하다. 이정후는 2026년 이후로도 연 2100만 달러씩 3년이 남은 장기 계약자라 영입 구단의 재정 부담이 크고, 2027시즌 후 옵트아웃 조항은 양날의 검이다. 샌프란시스코 입장에서도 그를 내보내면 가뜩이나 약한 외야에 메울 대안이 없다.
결국 현재의 트레이드설은 확정된 움직임이라기보다, 이정후의 가치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방증에 가깝다. 팀 최고 타자가 매물 랭킹 상위에 오르는 역설. 트레이드 마감 시한까지 남은 기간, 샌프란시스코의 선택에 따라 이정후의 운명도 갈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