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2200만 달러, 한화로 약 320억 원의 연봉을 받으며 한국인 메이저리거 단일 시즌 최고 연봉 기록을 세웠다. 이는 추신수의 2100만 달러, 류현진과 김하성의 2000만 달러를 모두 넘어선 기록이다. 하지만 이 엄청난 연봉에 걸맞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아쉬운 성적표

지난 시즌 이정후의 성적은 솔직히 기대에 못 미쳤다. 150경기에서 타율 0.266, 8홈런, 55타점, OPS 0.734라는 수치는 6년 1억13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선수에게 기대하는 성과가 아니다. 특히 2할 6푼대 타율과 한 자릿수 홈런은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강속구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발사각도 확보에 실패한 결과로 분석된다.
수비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중견수 자리를 해리슨 베이더에게 내주고 우익수로 포지션을 옮긴 것이다. 중견수는 외야의 사령관 역할을 하는 핵심 포지션인데, 여기서 밀려났다는 것은 구단이 이정후의 수비 능력을 더 이상 최상위권으로 평가하지 않는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우익수로의 전환과 과제

현대 야구에서 우익수는 강력한 장타력이 필수 조건이다. 이정후가 ‘똑딱이’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샌프란시스코 팬들 사이에서도 “WBC 말고 우리 팀 포스트시즌 좀 데려가 달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을 정도다.
2026시즌은 이정후 커리어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적응기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우익수로 이동하며 수비 부담을 덜었으니, 이제는 타격에서 확실한 반등을 보여줘야 한다. 3할에 육박하는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지 못하면 보가츠처럼 장기 계약의 늪에 빠진 계륵으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선배들의 현실

한편 연봉 킹 자리를 내준 선배들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추신수는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단 1표만 얻으며 차기 후보 자격을 상실할 것이 확실해졌다. 비록 한국인 최초 후보 등재라는 역사적 성과를 거뒀지만, 명예의 전당 입성은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
류현진 역시 마찬가지다. 2019년 평균자책점 1위와 사이영상 투표 2위라는 화려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 통산 78승은 명예의 전당 입성 기준에 턱없이 부족하다.
후배들의 성장

반면 키움 출신 후배들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올해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송성문이 250만 달러, 다저스의 김혜성이 375만 달러를 받고 있다. 아직 이정후의 10분의 1 수준이지만, 성적으로 증명하면 더 올라갈 여지가 충분하다.
이정후는 2027년에도 2200만 달러를 받게 되며, 2027시즌 후에는 선수 옵션까지 있다. 320억 원짜리 연봉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 ‘바람의 손자’라는 이름값을 회복할 수 있을지 올해가 진짜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