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자가 아무리 많아도 결국 채워 넣어”.. 부상 악재에도 LG가 상위권인 이유

LG 부상자 명단이 10명이다. 백승현(허리), 손주영(복사근), 유영찬(팔꿈치), 이우찬(팔꿈치), 치리노스(팔꿈치), 문보경(발목), 문성주(옆구리), 박동원(허리), 오지환(엉덩이), 최원영(발목)까지 한 팀에서 이 정도 숫자가 나오면 시즌을 포기해야 할 수준이다.

그런데 LG는 6일 현재 21승 11패로 리그 2위에 올라 있다. 문보경과 최원영이 동시에 빠진 날 이재원이 올라와서 복귀 첫 타석에 홈런을 쳤다. 이게 LG가 무서운 이유다.

빠진 자리에 다음 사람이 나온다

6일 경기 전 LG는 문보경과 최원영이 나란히 발목 인대 손상으로 이탈하며 야수 전력에 구멍이 뚫렸다. 각각 4~5주, 7~8주 재활이 필요한 부상이었다.

그런데 그 자리를 채운 이재원이 복귀 첫 타석에서 최승용과 11구 승부 끝에 148km 직구를 받아쳐 비거리 131m짜리 선제 투런 홈런을 날렸다. 935일 만에 나온 홈런이었다.

3회에는 몸을 날린 벤트레그 슬라이딩 캐치로 선발 임찬규의 위기를 막아냈다. LG는 이 경기 6-1로 이겼다. 유영찬이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됐을 때도 함덕주가 마무리를 맡았고, 오지환이 엉덩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도 라인업은 돌아갔다. 핵심 선수가 빠질 때마다 다음 선수가 그 자리를 채우는 구조가 반복된다.

선수층이 두텁다는 게 이런 것이다

LG가 이 부상자 행렬에도 흔들리지 않는 건 단순히 운이 좋아서가 아니다. 지난해 정규시즌 우승 팀이 가진 선수층의 깊이 때문이다. 주전이 빠지면 백업이 올라오고, 그 백업도 최소한의 역할은 해낸다는 신뢰가 팀 전체에 깔려 있다.

이재원만 해도 상무를 마치고 돌아와 시즌 초반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했지만, 2군에서 준비를 마치고 올라온 날 바로 결승타를 쳤다. 선수가 준비돼 있다는 것, 그리고 감독이 그 선수를 믿고 쓴다는 것이 맞물렸을 때 나오는 결과다.

부상자 10명에 마무리 유영찬마저 시즌 아웃이 확정된 팀이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는 건 KBO 역사에서도 흔한 장면이 아니다. 물론 이 부상 행렬이 더 이어지고 대체 자원이 바닥을 드러내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빠진 사람마다 다음 사람이 나왔고, 그게 LG가 상위권을 유지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