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이제 28살인데 언제까지 제2의 이대호?” 롯데 한동희, 그냥 2군 여포인가

‘2군 배리 본즈’, ‘퓨처스리그의 애런 저지’. 한동희(28·롯데)에게 붙었던 화려한 수식어들이다. 2025년 상무에서 100경기 타율 0.400, 27홈런, 115타점, OPS 1.155를 기록하며 퓨처스리그를 폭격했다.

전역 후 롯데 팬들의 기대는 하늘을 찔렀다. 그런데 막상 1군 뚜껑을 열어보니, 14경기 타율 0.268, 0홈런, OPS 0.626. 팬들 사이에서 “그냥 2군 여포 아니냐”는 한숨이 나온다.

공이 안 뜬다, 땅볼 비율 61.7%

한동희의 가장 큰 문제는 공이 뜨지 않는다는 점이다. 올해 땅볼 비율이 무려 61.7%에 달한다. 타구 10개 중 6개가 땅볼이니 거포와는 거리가 멀다. 트랙맨 기준 평균 발사각은 -1.0도. 마이너스 발사각이라니, 심각하게 보이는 수치다.

맞아 나가는 타구의 속도 자체는 나쁘지 않다. 리그 정상급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공을 제대로 맞히지 못하거나, 맞혀도 띄우지 못한다는 점이다. 거포는 공을 띄워야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데, 지금 한동희의 스윙으로는 대체 선수만 못한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재원도 마찬가지, 2군 듀오의 추락

비슷한 시기 상무에서 함께 맹활약했던 이재원(28·LG)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이재원은 2025년 퓨처스리그 78경기에서 타율 0.329, 26홈런, 91타점, OPS 1.100을 기록했다. 한동희와 함께 ‘역대급 듀오’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재원은 1군에서 12경기 19타석 타율 0.063에 그쳤다. 16타수 동안 안타가 단 1개. 결국 20일 2군으로 내려갔다. 염경엽 LG 감독은 “1군에서 벤치를 데우는 게 좋은 방향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사실상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는 의미다.

“2군과 1군의 수준 차이가 극명하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한 구단 퓨처스리그 감독은 현실적인 분석을 내놨다. “1군에는 150km 중반을 던지는 외국인 투수들도 있고, 국내 선수들도 150km 이상을 던지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2군은 구속이 평균 7~8km 정도 떨어진다. 제구가 안 잡힌 선수들이 많아 볼넷을 고르기도 용이하고, 보이지 않는 수비 미스로 단타가 2루타로 둔갑되기도 한다. 출루율·장타율이 어느 정도 왜곡될 수 있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2군에서 타율 4할을 쳐도 1군에서 그대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다.

8년째 ‘제2의 이대호’

한동희는 2018년 롯데 1차 지명으로 입단할 때부터 ‘리틀 이대호’라는 별명을 달고 다녔다. 이대호 본인도 “나는 한동희를 의심한 적이 없다”고 여러 번 밝힐 정도로 기대를 걸었다.

실제로 가능성은 보여줬다. 2020~2021년 2년 연속 17홈런을 기록했고, 2022년에는 풀타임 3할 타자(0.307)가 되기도 했다. 그해 4월에는 월간 MVP(타율 0.427, 7홈런, 22타점)까지 탔다. 그러나 이후 기세가 꺾였고, 2023년에는 타율 0.223, 5홈런으로 추락했다. 2024년에는 14경기 0홈런 기록 후 상무에 입대했다.

문제는 이 패턴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2군에서 잘하다가 1군 올라오면 주춤. 다시 2군 가서 잘하다가 1군 올라오면 또 주춤. 팬들 사이에서는 “언제까지 ‘제2의 이대호’라고 불러야 하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벌써 8년째다.

“더 이상 유망주 소리 들을 나이 아니다”

한동희는 1999년생으로 올해 한국 나이 28세다. 더 이상 유망주라는 말이 어울리는 나이가 아니다. 입대 전까지 1군 통산 7시즌 661경기에서 타율 0.262, 59홈런, 270타점, OPS 0.731을 기록했다. 나쁘지 않지만, ‘이대호 후계자’라는 타이틀을 달기에는 부족하다.

타구 속도는 나쁘지 않다. 스윙이 1군 수준이 아니라고 했다면 2군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평가가 절하됐을 것이다. 한동희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분명 힘과 타격 기술이 있다. 다만 뭔가 계기가 필요하다. 그 계기를 빨리 찾으면 좋겠지만, 지금까지의 패턴을 보면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