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필승조들이 2군에서 방화”.. 2군 경기에 1군 선수들 총출동해도 지는 롯데 상황

포스트맨

15일 익산에서 열린 롯데 퓨처스리그 KT전 라인업을 본 팬들은 눈을 의심했다. 윤동희, 나승엽, 전준우, 유강남에 박정민, 정철원까지. 1군 주전과 필승조가 총출동한 사실상의 ‘1.5군’ 전력이었다.

결과는 2-3 끝내기 패배. 그것도 다 이긴 경기를 1군 필승조 둘이 나눠서 태워먹은 패배라,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경기가 됐다.

7이닝 무실점을 지키지 못한 뒷문

경기 자체는 콜업 어필의 무대였다. 선발 박세진이 7이닝 91구 5피안타 무실점 쾌투로 승리 요건을 갖췄고, 팀은 윤동희의 적시타로 1-0 리드를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8회 박정민이 볼넷과 안타로 무너지더니, 최근 SSG에서 방출된 뒤 KT에 합류한 이정범에게 2타점 역전타를 헌납했다.

9회초 대타 전준우가 초구를 받아쳐 비거리 120m 동점 솔로포를 터뜨리며 극적으로 균형을 맞췄지만, 9회말 정철원이 볼넷과 도루를 내준 끝에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1군에서 뒷문을 맡던 두 투수가 2군 타자들을 상대로 나란히 방화를 저지른 셈이다.

오디션의 희비: 전준우는 웃고, 나승엽은 침묵

이 경기는 사실상 김태형 감독 앞에서 치르는 복귀 오디션이었다. 윤동희(시즌 0.231)와 나승엽(0.228)은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를 앞두고 부진으로 말소됐고, 특히 나승엽은 감독의 공개 “최후통첩”까지 받은 뒤 내려온 처지였다.

성적표는 갈렸다. 컨디션 난조로 내려갔던 마흔 살 전준우는 초구 홈런으로 존재를 증명했고, 윤동희도 안타-타점-도루-볼넷으로 알찬 하루를 보냈다.

반면 나승엽은 3타수 무안타 2삼진 침묵. 감독이 “변화를 확인해야 복귀시킨다”고 못 박은 상황이라, 이날 결과가 복귀 순번에 그대로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8위 롯데, 웃픈 하루의 진짜 의미

냉정하게 보면 수확도 있다. 박세진이라는 선발 카드를 발견했고, 전준우의 방망이가 살아있음을 확인했다. 팀 타율 리그 9위로 신음하는 롯데 타선에 전준우와 윤동희의 복귀는 즉시 수혈이 된다.

하지만 그 수확을 다 덮는 게 필승조의 방화다. 선발진이 퀄리티스타트 리그 2위를 찍고도 8위에 머문 이유가 득점 지원과 불펜인데, 그 불펜 요원들이 2군 무대에서조차 리드를 못 지킨다는 건 후반기 운영에 켜진 경고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