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빈 롯데 구단주가 잠실을 찾았다. 이강훈 대표이사와 박준혁 단장도 함께했다. 그러나 LG 트윈스는 봐주는 법이 없었다.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첫 ‘엘롯라시코’에서 오스틴 딘의 8회말 결승 솔로포를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개막 3연패의 충격을 털어낸 LG는 파죽의 8연승을 질주하며 10승 4패,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롯데의 호수비, 그러나 오스틴의 한방

롯데는 이날 눈부신 수비를 펼쳤다. 4회말 무사 1루에서 황성빈이 홍창기의 빗맞은 타구에 정면 다이빙캐치로 응수했다. 이어진 1사 3루 상황에서는 레이예스가 이주헌의 짧은 좌익수 뜬공 때 정확한 홈송구로 박해민을 저지했다. 한동희도 난간에 기댄 3루 파울플라이를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야구는 한 방의 스포츠다. 8회말, 롯데 신인 박정민이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오스틴은 초구 133km 슬라이더를 그대로 잡아당겼다. 바깥쪽 높은 공이었지만, 오스틴의 배트는 정확했다. 비거리 119m, 좌측 담장을 넘어간 타구는 돌아오지 않았다. 시즌 5호 홈런이자, 박정민의 무실점 행진을 끊어내는 결승포였다.
송승기 QS, 유영찬 8경기 연속 세이브

LG 선발 송승기는 6이닝 동안 롯데 타선을 1실점으로 묶으며 퀄리티스타트를 완성했다. 1회 삼자범퇴, 2회 삼자범퇴, 4회 삼자범퇴. 3회에 손성빈과 황성빈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지만 결정적인 한 방은 허용하지 않았다.

7회 우강훈이 노진혁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으며 잠시 흔들렸지만, 김진성이 8회를 잘 막았다. 9회에는 마무리 유영찬이 2사 1·3루 위기에서 대타 유강남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8경기 연속 세이브를 수확했다.
염경엽 감독 “수비와 주루는 슬럼프가 없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전 7연승의 비결을 물었을 때 이렇게 답했다. “결국 수비와 주루는 슬럼프가 없다. 방망이가 안 맞는데도 수비와 주루에서 집중할 수 있는 게 우리 팀의 힘이다. 오지환, 홍창기, 박해민, 박동원 같은 고참들이 솔선수범해서 이끌어주는 덕분에 버티는 힘이 생겼고, 그게 우리의 팀 컬러가 됐다.”

오스틴 딘은 LG 구단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평가받는다. 2년 연속 30홈런, 3년 연속 20홈런 이상. 지난해 한국시리즈 합숙 훈련 당시 미국에서 둘째 출산을 앞둔 아내 대신 한국에 남겠다고 했던 ‘팀 퍼스트’ 정신의 소유자다. 그런 오스틴이 또 한 번 결정적 순간에 팀을 구했다.
롯데, 구단주 앞에서 2연패

롯데는 5승 9패로 2연패에 빠졌다. 12일 고척에서 안우진-배동현의 키움에 패한 데 이어 이날도 고배를 마셨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전 윤성빈의 2군행에 대해 “시범경기 때부터 공이 좋지 않았다. 특히 포크볼이 제구가 안 된다”고 설명했다.
신동빈 구단주가 직접 찾아온 경기에서 패배한 롯데. 황성빈, 레이예스, 한동희의 호수비로 수차례 위기를 넘겼지만, 결국 오스틴의 한 방에 무너졌다. 디펜딩 챔피언 LG는 지는 법을 잊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