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하게 징계한다면서 일주일째 침묵”.. 롯데, 조용해지면 그냥 넘어가려 그러나?

롯데 자이언츠가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공언했던 불법 도박 사건이 터진 지 벌써 6일이 지났지만, 정작 구체적인 징계 조치는 나오지 않고 있다.

나승엽, 고승민, 김동혁, 김세민 네 명의 선수들은 이미 귀국했고, 클린베이스볼 센터에 신고까지 마쳤지만 팬들이 기다리는 명확한 처벌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최악의 타이밍, 신동빈 회장 얼굴에 먹칠

사건의 타이밍이 더욱 충격적이었다. 신동빈 회장이 10년 넘게 스키·스노보드 선수들을 후원해온 이야기가 화제가 되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허리 수술비를 전액 지원받은 최가온이 밀라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김상겸의 은메달, 유승은의 동메달과 함께 롯데 회장이 ‘키다리 아저씨’로 칭송받던 때였다.

그로부터 몇 시간 뒤, 롯데 그룹이 5성 호텔 셰프를 대만에 직접 보내 특식을 제공했고, 선수들이 맛있게 먹으며 SNS에 사진까지 올렸다. 그런데 바로 그날 새벽 네 명이 불법 게임장에 발을 들여놓았으니, 회장님이 정성껏 차려준 밥을 먹고 몇 시간 만에 회장님 얼굴에 먹칠을 한 격이다.

또다시 반복되는 ‘실력별 징계’ 논란

야구계에서는 롯데가 김동혁을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지난해 2군 캠프 때부터 불법 도박을 했다는 정황이 있다며, 김동혁에게는 강한 처벌을, 주전급인 나승엽과 고승민에게는 출전 정지 정도로 마무리한다는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또다시 “야구 잘하면 솜방망이, 못하면 중징계” 공식이 적용되는 것이다. KBO 구단들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잘못된 선택을 해왔는지 생각해보면, 똑같은 잘못을 저질렀는데 실력으로 징계 수위가 갈리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KBO의 이상한 침묵

KBO의 대응도 의아하다. 도박 관련 사안에 대한 규정은 명확하다. 1개월 이상 참가활동정지 또는 30경기 이상 출장정지, 제재금 300만원 이상이 기본이다. 더구나 KBO는 스프링캠프 전에 특별히 현지 도박, 폭력, 음주 문제에 대해 엄중 경고했고, 카지노와 파친코까지 예시로 직접 거론했다.

그런 경고를 비웃듯 위반했으니 더 강력한 처벌이 나와야 정상이 아닌가. WBC 때문에 조용히 있는 것인지, 롯데의 선제적 판단을 기다리는 것인지, 경찰 수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린다는 얘기도 있지만 그건 너무 오래 걸린다.

롯데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

KBO가 구단의 이중 징계를 권고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는 강제 사항이 아니다. 롯데가 먼저 나서서 명확한 징계를 내려도 아무 문제가 없다. 오히려 이 정도 논란이면 구단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맞다. 전수 조사를 한다고 했으면 빨리 결과를 내놔야 한다.

20일 롯데는 부산을 거쳐 일본 미야자키로 2차 캠프를 떠난다. 3월 5일까지 두산, SSG, NPB 팀들과의 실전 경기가 줄줄이 예정되어 있다. 더 이상 외적인 이슈로 선수단이 흔들릴 수 없다는 것이 롯데의 입장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침묵으로 일관할 수는 없다.

조용해지면 그냥 넘어가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사과문을 내고, 선수들을 귀국시키고, 신고까지 했지만 그다음이 없다면 팬들의 실망은 더욱 클 것이다. 팬들이 원하는 것은 확실한 징계와 재발 방지 대책이다. 롯데가 어떤 형태로든 명확한 답을 내놓아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