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게임 직전까지 만들어준 롯데 식물 타선” 33년 만에 나온 삼성 1피안타 완봉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타선이 9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만 쳤다. 1루도 밟지 못한 타자가 26명이었고 6명이 삼진을 당했다. 3회 선두타자 장두성의 우전 안타 한 개가 없었다면 KBO 사상 최초의 퍼펙트게임이 나올 뻔한 경기였다.

그날 마운드에 선 투수는 삼성 양창섭이었고, 그 결과는 9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이었다. 삼성 토종 투수가 1피안타 완봉을 기록한 건 1993년 6월 성준 이후 33년 만이다.

강백호와 고교 천하를 양분했던 선수

덕수고 시절 양창섭은 서울고 강백호와 함께 고교 야구판을 양분했던 최고의 재능이었다. 147km 강속구를 앞세워 황금사자기 역사상 두 번째 2년 연속 대회 MVP를 달성했고, 청소년 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하며 2018 드래프트에서 2차 전체 2순위로 삼성의 지명을 받았다. 당시 같은 드래프트에 안우진과 곽빈이 있었는데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만큼 기대치가 높았다.

9년이 걸린 이유

프로 입단 후 첫 해를 무사히 마쳤지만 2019년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고교 시절 혹사 여파가 뒤늦게 찾아왔다는 분석이 나올 만큼, 작은 체구에 너무 많은 공을 던졌던 대가였다. 이후에도 크고 작은 부상이 반복되면서 단 한 시즌도 90이닝 이상을 소화한 적이 없었다.

백업과 불펜을 오가며 보낸 8년이었다. 지난해 1년의 휴식 후 복귀해 33경기 3승 3패 ERA 3.43, 63이닝으로 가능성을 보여줬고, 올 시즌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후보군으로 자리를 잡으며 마침내 데뷔 97번째 1군 경기에서 꽃을 피웠다.

102구가 만들어낸 예술

이날 투구는 수치로도 압도적이었다. 최고 150km 직구 30구, 체인지업 29구, 슬라이더 25구, 커브 14구, 투심 4구를 골고루 섞은 102구였다. 5회를 단 9구로 끝냈고 7회까지 매 이닝 삼진을 뽑아냈다.

유일하게 어려운 상대였던 빅터 레이예스에게만 1회와 4회 각각 7구씩 던졌을 뿐, 나머지 타자들은 평균 5구면 충분했다. 경기 후 양창섭은 9이닝을 함께 호흡한 포수 장승현에게 90도로 고개를 숙여 감사함을 전했다. 9년을 기다린 완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