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자책점은 낮은데”.. ‘메이저리거’ 고우석 자리가 불안해 보이는 이유

포스트맨

고우석(28·미네소타)이 20일 컵스전에서 스스로 만든 1사 만루 위기를 스스로 지우며 2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어갔다. 빅리그 3경기 평균자책점은 3.00.

숫자만 보면 연착륙이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이 성적표를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는 냉정한 평가가 만만치 않다. 표면의 숫자와 과정의 내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ERA 3.00 뒤에 숨은 WHIP 2.00

고우석의 3이닝 동안 출루 허용은 안타 4개와 볼넷 2개,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로 환산하면 2.00에 달한다. 이닝마다 평균 두 명의 주자를 내보내고 있다는 뜻이다.

20일 경기도 선두타자 볼넷에 연속 안타가 겹치며 1사 만루까지 몰렸다가 삼진과 땅볼로 겨우 빠져나온 그림이었다. 실점만 없었을 뿐 매 이닝이 줄타기였던 셈이다. 불펜 투수의 지속 가능성은 평균자책점보다 주자 억제력이 말해준다는 점에서, 지금 같은 내용이 반복되면 결과도 결국 따라 내려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패스트볼이 말을 듣지 않는다

과정을 뜯어보면 원인은 뚜렷하다. 패스트볼 제구다. 컵스전에서 고우석은 첫 타자부터 연거푸 볼을 던지며 불리한 카운트에서 승부를 시작했고, 결국 속구 제구가 잡히지 않자 슬라이더와 커브로 승부를 돌려 위기를 막았다. 변화구가 그날 날카로웠기에 가능한 탈출이었다.

데뷔전 실점 역시 가운데 몰린 슬라이더 실투가 홈런으로 직결된 장면이었다. 팬들 사이에서는 변화구를 살리려면 결국 속구 카운트 싸움이 돼야 하는데, 지금은 매 타자 볼부터 쌓고 시작하는 구조라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다는 의미의 시한폭탄론까지 나온다.

세 번 모두 ‘지고 있을 때’ 나왔다

로스터 내 위상도 아직 불안하다. 고우석의 세 차례 등판은 모두 팀이 뒤진 상황이었다. 20일에는 1-10으로 크게 밀린 8회에 투입됐다. 트레이드 직후 필승조 합류 전망도 있었지만, 현재 보직은 승부처와 거리가 있는 추격조 내지 점검용에 가깝다는 평가다.

방출 대기와 마이너 강등을 반복하다 현금 트레이드로 겨우 잡은 자리인 만큼, 낮은 레버리지에서조차 출루를 쌓는 모습이 이어지면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따라붙는다. 미네소타가 지구 선두와 4경기 차 순위 싸움 중이라 불펜 옥석 가리기가 냉정할 수밖에 없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도 3이닝은 3이닝이다

반론도 분명하다. 표본이 고작 3이닝에 불과해 세부지표로 단정하기엔 이르고, 오히려 주자를 잔뜩 쌓고도 실점하지 않는 위기관리는 KBO 세이브왕 출신다운 강점이라는 시각이다.

궁지에서 2구질로 카운트를 뒤집는 능력은 데뷔 초 세부지표가 무너져도 결국 자리를 잡는 유형의 투수들이 보여주는 모습이라는 옹호론도 있다. 미네소타 중계진 역시 헛스윙 유도 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결국 관건은 패스트볼 제구의 회복이다. 속구로 카운트를 선점하는 날이 늘어나면 지금의 변화구 위력은 더 큰 무기가 되고, 등판 상황도 자연스럽게 앞당겨질 것이다. 21일부터 시작되는 클리블랜드 원정 4연전이 다음 시험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