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사직구장, 2-0으로 앞서던 롯데가 8회와 9회에만 7점을 내주며 2-7로 역전패했다. 이민석이 5이닝 넘게 무실점으로 버텨줬는데 불펜이 무너지면서 다 잡은 경기를 날렸다.
3연패에 빠진 롯데는 22승 1무 34패로 최하위권을 헤매고 있다. 코치진 전면 개편에 주장 전준우 엔트리 말소까지 단행한 고강도 쇄신책이 무색한 결과다.
아웃카운트 하나도 못 잡고 무너진 박정민

8회 핵심 불펜 박정민이 등판했는데 첫 타자부터 볼넷, 두 번째 타자도 볼넷, 세 번째 타자 페라자에게도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만루를 자초했다.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하고 내려왔다. 김현욱 코치의 마운드 방문도 소용이 없었다.

롯데 벤치는 마무리 최준용까지 하이레버리지 상황에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노시환에게 동점 적시타, 허인서에게 역전 2루타를 맞으며 리드를 내줬다. 9회에도 노시환의 투런 홈런이 터지며 경기는 완전히 기울었다.
박정민은 직전 등판이 3일이었으니 이틀 휴식 후 등판이었는데도 영점을 전혀 잡지 못했다. 좋을 때는 150km를 넘나드는 투수가 이날은 구속도 140km 중후반에 머물렀다.
원래 롯데 불펜은 중하위권이었다

팬들 사이에서는 올해 불펜이 나락 갔다며 작년을 그리워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냉정하게 보면 작년 롯데 불펜도 리그 상위권이 아니었다. 구원 WAR 6위, 블론세이브·홀드 최다 3위, 리드 수성율 8위, 터프 상황 홀드는 리그 최하위였다.
리그 최고 불펜이 혹사로 망가진 게 아니라, 중하위권 불펜이 혹사까지 겹치며 더 나빠진 구조다. 여기에 올해는 작년에 쓸 수 있었던 박진, 김강현, 정현수, 정철원, 홍민기, 김원중까지 사실상 롱릴리프와 추격조 역할을 할 뎁스 자체가 얇아진 상태다.
불펜 운영 방식도 문제

작년 전반기부터 필승조에 과도하게 치우친 운용이 문제였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좌우 매치업 놀이를 하느라 불필요한 상황에서도 불펜을 과하게 소진했고, 그 결과 여름을 넘기지 못하고 주요 투수들이 줄줄이 퍼졌다.
필승조와 나머지 불펜 사이의 퀄리티 차이가 너무 컸던 것도 구조적인 문제였다. 올해도 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박정민처럼 시즌 초반 잘 던지던 투수가 5월을 넘기며 흔들리기 시작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쇄신책을 꺼냈는데 결과가 없다

구단은 지난 3일 메인 투수코치와 배터리 코치를 교체하고 전준우를 2군으로 내려보내는 충격 요법을 단행했다. 그런데 3연패다. 불펜 붕괴의 뿌리가 코치 한두 명 바꾼다고 해결될 구조가 아니라는 게 경기 결과로 드러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의 통산 800승도 이날 또 미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