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이 밝혔네요”.. ‘퍼펙트게임’ 할 뻔한 카라스코 교체한 진짜 이유

포스트맨

7이닝 퍼펙트 투수를 왜 내렸느냐는 비판이 쏟아진 다음 날, 염경엽 감독이 입을 열었다. 그리고 밝혀진 전말은 팬들의 예상과 정반대였다.

교체는커녕, 7회에 올라간 것 자체가 감독이 부탁해서 만든 결과였다는 것이다.

원래 약속은 6회 60구였다

염 감독의 설명은 구체적이다. 애초 카라스코와의 약속은 6이닝 또는 70구 미만이었고, 선수 본인이 원한 건 60~65구 수준이었다.

이유가 있다. 카라스코는 미국에서 최근 두 달간 불펜으로만 뛰며 70구 이상 던진 적이 없는 몸 상태였다. 선발 체력을 만드는 빌드업 단계라 무리는 처음부터 선택지에 없었다.

그런데 6회를 마쳤을 때 투구 수가 57개에 불과했다. 염 감독은 다음 등판 준비를 위해 70구는 채워두는 게 낫다고 판단했고, 선수에게 양해를 구해 약속을 바꿔가며 7회를 맡겼다.

감독은 7회를 넘겨 던져달라고 했어도 본인이 안 던졌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112승의 메이저리그 베테랑이 자기 몸 관리에 확고한 건 당연하다는 것이다.

비판의 전제가 틀려 있었다

전날 팬들이 화를 낸 이유는 간단했다. 잘 던지고 있는 투수를 감독이 자기 판단으로 끌어내렸고, 그 바람에 대기록과 승리를 모두 날렸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해명을 보면 사실관계가 반대다. 감독은 투수를 내린 쪽이 아니라, 예정보다 한 이닝을 더 던져달라고 설득한 쪽이었다. 애초 약속대로였다면 카라스코는 6회를 끝으로 내려갔고, 퍼펙트 행진도 거기서 멈췄을 것이다.

물론 아쉬움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KBO 역사에 없는 퍼펙트게임 도전이 8회를 구경도 못 하고 끝났고, 바통을 받은 불펜이 곧바로 동점을 내주며 데뷔전 승리까지 날아갔다. 다만 그 책임을 물을 곳이 교체 결정이 아니라 8회를 못 막은 불펜이라는 점은 분명해졌다.

다음 등판은 80구, 포수는 다시 이주헌

염 감독은 투수 평가에 많은 시간을 썼다. 전 구종을 완벽하게 커맨드하는 능력이 최고 장점이고, 영상으로 볼 때보다 실제 무브먼트가 훨씬 좋다고 했다.

이날 볼 배합 권한은 카라스코와 포수 이주헌이 절반씩 나눠 가졌다. 미국에서 하던 본인 패턴을 지키라는 게 벤치의 주문이었고, 호흡이 좋았던 만큼 다음 등판에도 이주헌이 마스크를 쓴다.

투구 수는 80개 수준으로 늘어난다. 5일 휴식 후 등판이 예정돼 있어, 카라스코가 다음 경기에서도 이날 같은 공을 던지는지가 LG 선발진의 남은 시즌을 좌우할 변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