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잠실구장, LG가 롯데를 5-3으로 잡고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40승 고지에 올랐다. 그런데 이날 LG에는 선발투수가 없었다.
송승기가 담 증세로 엔트리에서 빠진 상황에서 염경엽 감독은 처음부터 불펜데이로 경기를 운영하겠다고 선언했고, 6명의 투수를 차례로 투입하며 그 계획대로 경기를 끝냈다.
6명의 투수가 만든 완벽한 그림

오프너로 나선 김진수가 2이닝 무실점으로 흐름을 잡았다. 1회 1사 1루에서 레이예스에게 안타를 맞고 2루까지 진루를 허용했지만 홍창기의 정확한 송구로 태그아웃시키며 위기를 넘겼다. 함덕주가 3회 레이예스에게 투런 홈런을 맞아 5-2로 좁혀졌지만, 그 뒤로는 흔들림이 없었다.

김진성이 4회부터 2이닝 무실점, 새 외국인 투수 리오스가 6회부터 2이닝 무실점으로 던졌고, 8회 김영우가 1점을 내줬지만 마무리 손주영이 1사 1루에서 등판해 5아웃 세이브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시즌 12세이브였다.
염경엽 감독의 칭찬 포인트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감독으로서 불펜 투수 6명으로 승부를 본 경기였는데 그 6명이 정말 자기 역할을 잘해주면서 승리의 발판을 만들어줬다”고 했다.

특히 김진수, 김진성, 리오스, 손주영을 콕 짚어 칭찬했는데, 이 네 명이 더블이닝을 책임져준 게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선발 한 명이 빠진 상황에서 즉흥적으로 대처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명확한 설계를 가지고 6명을 배치했고 그게 그대로 맞아떨어진 셈이다.
타선도 완벽하게 화답했다

1회말 홍창기와 박해민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2·3루에서 오스틴의 희생플라이와 문보경의 내야 땅볼로 먼저 2점을 뽑았다. 2회에는 문정빈의 솔로 홈런에 박해민과 오스틴의 적시타가 더해지며 단숨에 5-0까지 벌어졌다.
염 감독은 “선취점이 중요한 경기였는데 오스틴과 문보경이 선제 2타점을 만들어주면서 불펜들을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줬다”고 평가했다.
박해민의 대기록도 함께

이날 박해민은 도루를 추가하며 KBO 역사상 최초로 13시즌 연속 20도루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2014년 정근우의 11시즌 연속 기록을 넘어선 게 작년이었는데, 올해 또 한 번 자신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2안타 1타점에 이 대기록까지 더하며 팀을 이끌었다. 염 감독은 “전체적으로 팀을 이끌었다”며 따로 박수를 보냈다.
40승 선착, 그리고 우승 확률 61.9%

지난해까지 40승을 가장 먼저 달성한 팀의 정규시즌 우승 확률은 61.9%였다. LG는 2023년과 2025년에도 40승 고지를 선착했고 두 시즌 모두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전날 5-16으로 대패한 직후 곧바로 불펜데이로 승부수를 띄워 승리로 연결시킨 것 자체가, 염경엽 감독이 왜 명장으로 불리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선발 한 명이 빠져도 흔들리지 않는 뎁스와 그걸 정확하게 운영하는 감독, 지금 LG의 가장 큰 무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