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고척돔 한화전. 키움 타선이 기록한 안타 수는 단 1개였다. 그마저도 브룩스의 타구가 천장 높이까지 치솟자 내야진이 우왕좌왕하며 놓쳐버린 행운에 가까운 안타였고,
볼넷과 몸에 맞는 공으로 5번 출루하긴 했지만 1점 이상 내는 건 처음부터 불가능에 가까운 경기였다. 최종 스코어 1-10, 3연전 루징시리즈. 팬들이 허탈한 건 이게 하루 이틀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금 키움 타선이 얼마나 심각한가

키움 타자들 기록이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팀 타율 0.226, 팀 홈런 19개, 팀 OPS 0.619로 모두 리그 10위, 즉 꼴찌다. 타율 2위 한화(0.281)와 비교하면 무려 5푼 이상 차이가 나고, 홈런은 리그 평균의 절반 수준이다.

외국인 타자 브룩스는 153타석을 소화하는 동안 홈런이 단 하나도 없는데, 리그에서 외국인 타자 중 홈런 0개는 브룩스가 유일하다.
개인 성적도 박찬혁(0.305), 안치홍(0.295), 임병욱(0.286) 정도가 체면을 겨우 유지하는 수준이고, 나머지 선수들은 2할대 초반에서 1할대 언저리를 오간다. 선발진이 버텨줘도 이 방망이로는 이기기가 구조적으로 어렵다.
다 떠난 자리에 뭘 채웠나

팬들이 더 답답한 건 이 공백이 예고된 것이었다는 데 있다. 김하성이 2021년 샌디에이고로 떠났고, 이정후가 2024년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이적했다.
김혜성은 작년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팀을 떠났고, 올 시즌에는 마지막 남은 간판 송성문마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년 계약으로 KBO를 떠났다.

5년 새 키움이 MLB로 내보낸 핵심 야수만 4명이다. 이정후 이적료 277억, 김혜성 이적료 최소 37억을 포함해 이 과정에서 구단이 챙긴 포스팅 수입만 300억원을 훌쩍 넘는다.
문제는 그 돈이 어디로 갔느냐다. 구단은 ‘2026 재도약 프로젝트’를 선언했고 FA 시장에서 움직일 여력이 충분하다고 했지만, 정작 2026 타선을 책임질 검증된 자원 영입은 보이지 않는다.

모기업이 없는 구조상 FA 선수를 공격적으로 잡기 어렵다는 건 사실이지만, 300억원이 넘는 실탄을 확보하고도 리그 꼴찌 타선을 그대로 들고 시즌을 시작한 건 팬들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안우진도 한계가 있다

마운드가 버텨주는 동안 타선이 받쳐주지 못하는 악순환은 시즌 내내 반복되고 있다. 이날 에이스 안우진이 5이닝 3실점으로 나쁘지 않은 투구를 했음에도 타선이 1점조차 지원하지 못했다.
최고 158km 직구가 살아있어도 타선이 침묵하면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 이 경기가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안우진이 돌아오면서 선발진의 틀은 갖춰졌지만, 투수 혼자 경기를 이길 수 있는 스포츠는 야구가 아니다.

14승 1무 25패, 승률 0.359. 10개 구단 중 3할대 승률은 키움이 유일하다. 김하성·이정후·김혜성·송성문이 그립다고 말하는 팬들의 한숨 속에는 그들이 떠난 자리를 채우지 못한 프런트에 대한 원망이 함께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