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일은 ‘이 선수’만 있으면 다른 선수가 된다” 네일이 삼성 상대로 살아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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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분위기는 삼성 쪽이었다. 상대 선발이 후반기를 앞두고 영입돼 데뷔전부터 6이닝 무실점을 뿌린 페덱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계석에서는 KIA 승리를 점치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전해진다. 근거는 하나였다. 네일 옆에 김태군이 앉는다는 것이었다.

커터를 버리고 투심으로 갈아탔다

결과는 KIA의 12-3 완승이었다. 네일은 6이닝 10피안타 3실점으로 버티며 시즌 7승을 챙겼다.

내용은 아슬아슬했다. 1회 2사 만루, 2회에도 연속 안타로 흔들렸다. 그런데 3회부터 달라졌고, 그 지점을 김태군이 설명했다.

초반에는 커터를 많이 썼는데 3회 이후 커터의 감이 떨어지자 투심 비중을 크게 늘렸다는 것이다. 반대로 스위퍼는 덜 썼다. 이날 네일은 투심을 41개 던졌고 최고 구속은 151km까지 나왔다.

네일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위기 상황에서 투심으로 범타를 유도한 것이 6이닝을 던질 수 있었던 이유라고 밝혔다. 사인에 몇 번 고개를 젓기는 했지만 결국 김태군이 낸 대로 던졌다고도 했다.

마운드에 올라가 던진 직언

리드만 있었던 게 아니다. 빗맞은 안타가 계속 나오자 네일은 마운드에서 감정을 드러냈고, 김태군은 곧장 올라갔다.

그가 전한 말은 직설적이었다. 짜증을 내는 순간 딱 그 정도 수준의 선수가 되는 것이니 에이스답게 하라는 것이었다. 더그아웃에 돌아와서도 같은 말을 반복했다고 한다.

방망이로도 답했다. 2회 무사 2·3루에서 페덱의 초구 119km 커브를 그대로 걷어올려 110m 3점 홈런을 만들었다. 5-0으로 벌어진 이 한 방이 경기의 흐름을 결정했다.

그가 없을 때, 그리고 돌아온 뒤

김태군은 지난 2일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졌다가 29일 1군에 복귀했다. 그가 없는 사이 KIA는 한화와 키움에 연달아 루징 시리즈를 당했고, 28일 삼성전도 5-12로 졌다.

복귀 후에는 두 경기 모두 이겼다. 이범호 감독은 안정적인 투수 리드에 결정적인 홈런까지 더했다고 평가했다.

정작 본인은 팀에 쓴소리를 남겼다. 안 될 때일수록 말과 행동을 줄여야 하고, 내일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는 겨울에 또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5위 싸움이 급한 KIA에 돌아온 것은 포수 한 명이 아니라 경기를 관리하는 방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