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달 전 염경엽 감독은 분명히 말했다. “시즌 도중에 코칭스태프를 바꿔서 성적 내는 팀을 본 적이 없다”고. 코치진 개편은 대부분 하위권 팀에서 나오는 일이고, 시즌 중 올라온 코치는 선수 파악에만 시간이 걸린다는 소신도 덧붙였다.
그런데 27일, LG는 부임 4년 차 염 감독 체제에서 처음으로 코치진 대폭 개편을 발표했다. 감독이 스스로 그었던 선을 스스로 넘은 것이다.
14점 대패의 밤, 칼이 나왔다

개편안은 26일 한화전 4-14 대패 직후 통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4-4 동점을 만들고도 8회에만 10점을 내주며 무너진 그 경기다. 내용을 보면 야수 파트 전면 손질이다.

송지만 코치가 1군 메인 타격코치로 이동하고 모창민 코치는 보조로 물러났다. 김일경 코치는 QC 겸 수비코치로 격상됐고, 2군에서 윤진호(수비)·최경철(배터리) 코치가 올라왔다. 일본인 스즈키 배터리코치는 2군으로 내려갔다. 투수 파트만 빼고 타격, 수비, 주루, 배터리를 모두 건드린 셈이다.
말을 뒤집을 만큼 급했다

발언 번복이라는 비판을 감수한 배경은 성적표에 있다. 전반기를 승차 없는 2위로 마치며 “우승 가능”을 외쳤던 LG는 후반기 1승 8패, 7월 승률 리그 최하위(0.313)로 추락했다.
8년 만의 8연패에 삼성과의 격차는 5경기. 투타는 물론 실책과 주루사까지 겹치는 총체적 난조다. 팬들 사이에서 감독이 그토록 말하던 안 되는 팀의 수순을 LG가 그대로 밟고 있다는 자조와 함께, 이번 인사를 감독을 향한 구단의 경고로 읽는 해석까지 나오는 이유다.
다만 소신을 완전히 버린 건 아니다

뜯어보면 절충의 흔적도 있다. 감독이 우려했던 ‘선수를 모르는 코치의 투입’을 피하는 설계이기 때문이다. 새 타격코치 송지만은 시즌 내내 1군에서 선수들과 함께한 인물이고, 김용의 코치도 송 코치의 부상 공백기에 석 달간 1군 주루를 대행했던 경험자다. 모창민 코치가 보조로 남아 연속성도 유지된다. 외부 수혈에 가까운 완전 교체는 사실상 배터리 코치 한 자리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이번 개편의 평가는 28일 시작되는 키움 3연전부터 판가름 난다. 반등하면 결단이 되고, 계속 미끄러지면 감독의 말대로 ‘성적 못 내는 시즌 중 개편’의 또 하나의 사례가 된다. 염경엽 감독은 자신의 소신을 스스로 반증해야 하는 역설적인 처지에 놓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