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가 23일 고척 KIA전을 3-7로 내줬다. KIA 상대 시즌 7연패, 안방에서만 KIA에 7전 전패를 당했다. 패배 자체보다 더 씁쓸한 장면이 따로 있었다. 올 시즌 데뷔한 19살 신인 박준현이 5이닝 102구 2실점으로 분전했는데도 타선이 고작 3점밖에 뽑지 못한 것이다.
신인이 홀로 버텼다

박준현은 이날 최고구속 157km/h를 찍으며 기대에 걸맞은 피칭을 펼쳤다. 1회를 14구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시작했고, 2회 2사 후 볼넷 3개로 자초한 만루 위기도 좌익수 플라이로 벗어났다. 3회 나성범에게 데뷔 첫 피홈런(140m)을 맞아 2실점을 허용했지만 이후 4회 삼자범퇴, 5회 2사 만루 위기도 무실점으로 막으며 5이닝을 책임졌다.

데뷔 후 처음으로 100구(102구)를 넘어선 역투였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2.98로 여전히 2점대를 유지 중이다. 문제는 타선이었다. 키움은 6회 김웅빈의 2루타, 7회 임병욱의 솔로 홈런, 9회 서건창의 안타로 3점을 얻는 데 그쳤고, 박준현은 데뷔 후 8경기 연속 승수 추가에 실패하며 시즌 3패째를 떠안았다.
9경기 합산 득점지원 8점

박준현의 이번 시즌 등판 기록을 이어 붙여보면 타선의 민낯이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5이닝 0실점, 3.2이닝 5실점, 5이닝 0실점, 6이닝 1실점, 5.2이닝 3실점, 4이닝 4실점, 4이닝 1실점, 7이닝 0실점, 그리고 오늘 5이닝 2실점. 이 9경기에서 키움 타선이 만들어낸 득점 지원 합계가 8점이다. 1경기 평균 1점이 채 안 된다.
7이닝 무실점 호투 경기에서도 타선이 침묵했고, 5이닝 0실점으로 버텨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데뷔 첫 승 이후 8경기 동안 2승은커녕 승리 자체가 없는 것이다. 키움 타자들이 조금만 더 해줬다면 지금쯤 박준현의 성적표가 달라져 있을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팬들의 분통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타선만의 문제가 아니다

키움은 현재 리그 9위(26승 1무 40패), 팀 타율 0.233으로 리그 최하위권을 기록 중이다. 시즌 전부터 이정후, 김혜성, 송성문 등 주전들이 차례로 팀을 떠난 데다 안우진 복귀도 지연되면서 타선의 무게 자체가 수년째 가벼워지고 있다. 최근 16일 삼성전 이후 7경기에서 팀 득점이 12점, 경기당 평균 1.7점에 불과했다. 투수들이 아무리 잘 던져도 이기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팬들 사이에서도 타선에 대한 냉소가 깊어지고 있다. 한 경기 잘했다고 눈물 흘릴 게 아니라 타격과 수비, 주루 기본기를 먼저 다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살 신인이 자기 몫을 다하고도 팀이 이기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결국 기껏 키운 투수가 흔들리거나 사기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박준현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는 시즌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