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못 쳐도 한화 팬들이 심우준은 욕 안 하는 이유”.. ‘이거’ 하나로 끝

22일 두산전에서 심우준은 3타수 1안타로 타격에서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런데 경기가 끝나고 팬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이름이 심우준이었다.

1회 역동작 노바운드 송구, 7회 무사 만루 위기에서 왕옌청이 번트 타구를 처리하고 이어 심우준이 병살을 완성하는 장면 두 개가 팬들 사이에서 계속 회자됐다. 올 시즌 타율 0.259, OPS 0.724로 타격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선수지만 한화 팬들이 욕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수비 때문이다.

한화 유격수의 역사는 고통의 역사였다

한화의 유격수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창단 초반 장종훈이 유격수로 활약했지만 수비보다 타격으로 이름을 날렸고, 그나마 안정적인 유격수로 꼽히는 선수가 2006년 FA로 이적한 34세 김민재였다는 게 이 팀의 현실을 보여준다.

이후 이대수가 골든글러브를 타기도 했지만 SK로 이적했고, 그 뒤에는 하주석이 오랫동안 주전 자리를 지켰는데 타격과 수비 모두 리그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따라다녔다.

하주석이 2루수로 포지션을 옮긴 이후에는 이도윤과 황영묵이 로테이션을 돌며 유격수 자리를 메우는 상황이 이어졌고, 수비 안정감이 늘 문제로 지적됐다.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화가 4년 최대 50억원을 들여 영입한 게 심우준이었다.

4년 50억을 쓴 이유

2024년 11월 심우준과 4년 최대 50억원 FA 계약을 맺으며 한화가 노린 건 타격이 아니었다. KT 시절부터 검증된 수비력과 주루, 그리고 부상 없이 풀타임을 소화하는 내구성이 목적이었다.

실제로 심우준은 선수 경력 내내 크게 부상을 입은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매 경기 유격수 자리를 안정적으로 지키는 것 자체가 한화가 수십 년간 갖지 못했던 자원이었다. 타격 기대치가 높지 않았음에도 50억을 썼다는 게 구단의 철학을 보여준다.

수비 하나가 경기를 바꿀 수 있다

22일 7회 장면이 그 증거다. 왕옌청이 무사 만루 위기에서 번트 타구를 잡아 3루에 과감하게 던진 뒤, 심우준이 받아 병살을 완성했다. 왕옌청 혼자만의 위기 관리가 아니라 유격수가 정확하게 받아주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플레이였다.

1회 역동작 노바운드 송구도 팬들이 소름 돋는다는 반응을 보일 만큼 범상치 않은 수비였다. 올 시즌 타율이 2할 5푼대에 머물러 있지만 이런 장면들이 쌓이면서 팬들이 타격 부진을 비교적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