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팀 모두 연패 중이다. 한 팀은 12연패, 다른 한 팀은 8연패. 그런데 이 대결이 주중 3연전에서 펼쳐진다는 사실을 아는 야구팬이 얼마나 될까. 순위표 상단을 달리는 팀들의 경기라면 온갖 분석과 관심이 쏟아지겠지만, 8위와 10위의 싸움은 조용히 일정표를 지나가고 있다.

SSG는 5월 17일 LG전을 시작으로 12경기를 내리 졌다. SK 와이번스 시절인 2000년과 2020년에 기록했던 11연패를 넘어 전신 포함 구단 역대 최다 연패 신기록이다. 5월 한 달로만 보면 5승 1무 20패, 승률 0.200. 지난해 5월 키움이 기록한 22패에 이은 KBO 역대 월간 최다패 공동 2위라는 오명까지 얹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키움이 지금 8연패로 SSG 아래에서 꼴찌를 지키고 있다. 22승 1무 30패의 SSG는 8위, 20승 1무 34패의 키움은 10위다.
SSG가 무너진 출발점

SSG의 12연패가 시작된 출발점을 거슬러 올라가면 키움이 있다. 5월 19일과 20일 고척에서 열린 키움과의 3연전에서 조병현이 이틀 연속 김웅빈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으며 역전패를 당한 것이 도화선이었다. 동일 투수가 동일 타자에게 이틀 연속 끝내기를 허용한 건 KBO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다 이긴 경기를 연달아 내주며 팀 분위기가 완전히 망가진 SSG는 그 이후 한 경기도 잡지 못하고 있다. 선발진은 외국인 선수 농사 실패로 붕괴 직전이고, 최정과 고명준, 김성욱 등 주요 타자들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타선까지 힘을 잃었다.
키움도 비슷한 맥락이다

키움은 안우진이 예상보다 빠르게 돌아오고 배동현이 혜성처럼 등장하며 시즌 초반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였다. SSG를 3연전 스윕으로 잡으며 상승세를 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LG와의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눈앞에 두고 9회말 2사 외야 수비 실수로 박해민에게 역전 끝내기 스리런을 맞은 뒤 그대로 무너졌다. 잡아야 할 경기를 놓치면 팀이 망가진다는 야구계의 정설이 두 팀 모두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셈이다. 안우진이 잔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진 것도 뼈아프고, 배동현도 힘이 빠지는 모습이다.
이 3연전이 중요한 이유

연패 중인 두 팀이 만나는 건 양쪽 모두에게 숨통을 틔울 기회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질 위험도 있다. 3연전을 몽땅 내주는 팀은 연패가 더 길어지는 것은 물론 팀 분위기가 회복 불능에 가까워질 수 있다.
시즌의 3분의 1을 갓 넘긴 시점이지만 이 3연전의 결과가 두 팀의 시즌 농사를 사실상 결정지을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리그 순위표 하단에서 조용히 벌어지는 이 대결에 주목하는 팬이 많지 않다는 게 두 팀 입장에서는 더 서글픈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