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LG 트윈스가 야구계에 묵직한 한 방을 터뜨렸다. 무려 42살의 베테랑 불펜투수 김진성과 2+1년, 최대 16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것. LG 구단 역사상 처음 맺은 비FA 다년계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통계가 이 깜짝 계약을 설명해준다. 지난 시즌, 김진성은 70이닝이 넘는 마운드를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44, 홀드 33개라는 인상적인 수치를 남겼다. 패전조에서 시작해 필승조까지 올라섰고, 한국시리즈에선 불펜의 중심축이었다.

염경엽 감독이 가장 많이 믿고 쓴 불펜 카드가 바로 마흔 넘은 김진성이었다는 사실이 모든 걸 말해준다. 단순한 의리는 없었다. 냉정한 판단 속에 베테랑 투수의 가치가 다시 조명받았다.
손아섭, 경기력보다 중요한 건 ‘쓸모’

한편, 39살 손아섭은 지금도 필리핀에서 훈련 중이다. 그러나 아직 그를 원하는 구단은 나타나지 않았다. 통산 2,618안타라는 대기록을 보유했지만, 지난 시즌 기대에 못 미친 활약에 장타력과 주력 저하가 겹쳐 현재 시장에서는 외면받고 있다. C등급이면서 보상금도 7억 5천만 원에 불과하지만, 어떤 팀도 손을 내밀지 않는다.
이 차이는 포지션에서 비롯된다. 불펜 투수는 단기간 소화가 가능해 나이보다 구위와 경험이 중요하다. 하지만 야수는 체력과 민첩함이 필수다. 수비 범위가 줄어들고, 주루 능력이 떨어지면 출전 기회가 줄 수밖에 없다. 그 틈을 김진성이 파고든 것이다.
LG의 계산된 선택

LG는 단순히 마음으로 계약하지 않았다. 계약 구조를 보면 신중함이 엿보인다. 2+1년, 즉 앞선 2년은 확정, 마지막 1년은 옵션이다. 김진성이 여전히 제 몫을 해낸다면 추가 1년이 발동되지만, 부진할 경우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유연한 구조다.
연평균 5억 원대의 금액 역시 지난 시즌 성적을 감안하면 적정 수준이며, 현재 LG 불펜에서 김진성을 대체할 카드는 찾기 어렵다. 그런 상황에서 베테랑의 존재감은 더욱 빛났다. 때마침 불거졌던 SNS 논란도 오히려 ‘헌신좌’라는 애칭으로 탈바꿈하며 팀 분위기를 해치지 않았다.
야구는 ‘쓸모’의 게임

김진성의 계약은 야구가 기록보다 현재의 쓸모를 평가하는 스포츠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 아무리 화려한 커리어를 가졌더라도, 지금 당장 팀에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느냐는 질문이 가장 중요하다.
반대로, 나이가 많더라도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면 여전히 기회의 문은 열린다. 2028년까지 LG 마운드를 지킬 것인지, 아니면 2년 후 유니폼을 벗게 될지는 결국 김진성의 어깨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