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류현진이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8승을 챙겼다. 다승 공동 선두였던 KIA 올러와의 맞대결을 승리로 마무리하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144경기로 환산하면 19승 페이스다.
2024년 8년 총액 170억원이라는 KBO 역사상 최고 계약을 맺으며 돌아올 때만 해도 적지 않은 나이에 이 정도 성적을 낼 거라고 생각한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지금 류현진은 계약서가 아깝지 않다는 걸 몸으로 증명하는 중이다.
170억은 순수 연봉이었다

류현진이 한화와 맺은 계약은 8년 170억원으로, 당시 KBO 역사상 최고액이었다. 양의지의 두산 계약 총액 152억원을 1년 만에 경신한 것이었고, 8년이라는 기간도 파격이었다. 그리고 이 170억원은 인센티브나 보너스 없는 순수 연봉이었다.
계약 당시 만 36세였고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직후였기 때문에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았는데, 복귀 첫 해 10승, 작년 9승을 거치며 불안감을 잠재웠고 올해는 한발 더 나아가고 있다.
20년 만의 다승왕이 보인다

류현진의 KBO 개인 최다승은 2006년 데뷔 시즌에 세운 18승이었다. 올 시즌 8승을 챙긴 시점이 6월 초인 걸 감안하면 그 기록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충분히 열려 있고, 20승까지 바라볼 수 있는 페이스다.

최근 7경기에서 6승 무패를 달렸고, 위기를 맞아도 삼진과 병살타로 추가 실점을 막아내는 베테랑의 노련미는 여전히 리그 최고 수준이었다. 이날도 6회 1사 1·3루 위기를 실점 없이 틀어막으며 역투를 이어갔고, 김도영을 150km 강속구로 루킹 삼진 처리한 장면은 압권이었다.
한화에도 의미가 크다

한화가 8년 계약을 선택한 건 단순히 류현진의 실력만 본 게 아니었다. 상징성과 실리를 동시에 챙기겠다는 계산이었는데, 지금 그 계산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지고 있다. 류현진이 다승 선두로 나선 날 한화는 4위로 한 계단 올라섰고, 팬 기대치도 덩달아 높아졌다.
계약 기간이 2031년까지인 만큼 류현진이 할 일은 아직 많이 남아 있지만,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170억원이 하나도 아깝지 않다는 걸 스코어보드가 말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