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팀들은 난리가 났는데 기아만 편안”.. 기아가 잘나가는 결정적인 이유

리그 여기저기서 불펜 때문에 머리를 쥐어뜯는 팀들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KIA 타이거즈만큼은 유독 조용하고 단단하다. 한화는 투수진 집단 부진과 마무리 붕괴로 총체적 난국에 빠졌고, 롯데는 선발진이 버텨주는데도 불펜 문제가 발목을 잡으며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경쟁팀들이 뒷문 걱정에 밤잠을 설치는 사이, KIA의 불펜은 오히려 하루가 다르게 단단해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5월 들어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된 조상우가 있다.

6연승, 두 시리즈 연속 스윕…결정적 장면은 7회였다

KIA는 2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5대0으로 완파하며 6연승과 함께 두 시리즈 연속 스윕을 완성했다. 경기 흐름만 보면 여유로운 승리처럼 보이지만, 7회말 무사 1, 2루 상황은 얼마든지 분위기가 뒤집힐 수 있는 장면이었다. 3점 차 리드라 해도 안타 하나면 경기가 완전히 달라지는 위기, 바로 그 순간에 조상우가 마운드에 올랐다.

결과는 깔끔한 위기 탈출이었다. 조상우는 경기 후 “무조건 막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당시를 돌아봤고, 첫 타자 김건희를 삼진으로 잡은 게 가장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엔 치밀한 배터리 수싸움이 깔려 있었다. 전날 김건희를 직구로만 상대했던 기억을 살려, 이날은 바깥쪽 변화구 위주로 승부를 가져갔다. 포수 한준수의 리드가 그 판단을 뒷받침했다.

5월 12경기 10이닝 ERA 0.00, 숫자가 말해준다

조상우의 5월 성적표는 숫자 그 자체가 설명이다. 5월 1일 KT전부터 이날 키움전까지 12경기에 등판해 10이닝 동안 단 1개의 자책점도 내주지 않았다. 월간 평균자책점 0.00, 시즌 방어율은 1.77까지 내려왔다.

사실 시즌 초반만 해도 이런 흐름을 예상하기 어려웠다. 평균자책점이 3.72까지 치솟으며 불안한 출발을 했던 조상우 본인도 “릴리즈포인트가 일정하지 않아 조금 어려운 시즌 초반이었다”고 인정했다.

그 균열을 잡아준 건 손승락 수석코치였다. 손목이 너무 빨리 떨어진다는 피드백을 받은 조상우는 손을 길게 뻗어서 던지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연습했고, 그 이후로 마운드에서 안정감을 되찾았다. 오래된 캐치볼 파트너이자 이제는 팀 수석코치가 된 손승락의 한마디가 조상우의 5월을 만든 셈이다.

다른 팀 불펜이 흔들릴수록, KIA는 더 단단해진다

5월 27일 기준 리그 구도는 삼성·LG·KT 3강, KIA 중강, 나머지 팀들이 중·하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순위표만 보면 KIA가 최상위권은 아니지만, 지금처럼 불펜이 단단하게 받쳐주는 팀이 시즌 후반에 얼마나 무서운 존재가 되는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다른 팀들의 불펜이 하루가 멀다하고 흔들리는 상황에서, 조상우가 7회 마운드를 이렇게 틀어막고 있다는 것 자체가 KIA에게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