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잘해도 LG에 남는다?” KBO 폭격 중인 오스틴이 메이저 못 가는 이유

16일 광주 KIA전, 오스틴이 3타수 2안타 1홈런 3득점 2타점으로 8-2 대승을 이끌었다. 1회 시즌 20호 홈런으로 김도영과의 홈런 공동 선두 경쟁에서 단독 선두로 올라섰고, KBO 역대 29번째 4년 연속 20홈런 기록까지 채웠다.

이날 기준 타율 0.356, OPS 1.095, wRC+ 197.5라는 수치가 나왔다. 리그 전체를 통틀어 거의 압도적인 수준의 성적인데, 이 정도 활약을 보여줘도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은 거의 거론되지 않는다.

1루수라는 포지션의 벽

가장 큰 이유는 포지션이다. 오스틴은 1루수로 뛰는데, 메이저리그에서 1루수 자리는 수비 부담이 적은 만큼 타격 기준이 가장 높은 포지션이다. 잠실보다 작은 구장에서 거포형 1루수가 흔한 메이저리그 시장에서, KBO 1루수가 갖는 매력은 크지 않다. 게다가 스탯티즈 기준 오스틴의 수비 WAR은 마이너스로 잡힌다.

다만 이 지표 자체에 대한 신뢰성 논쟁도 있어서, 네이버에 서비스되는 스포츠투아이 기준 WAR은 4.42로 꽤 다르게 나온다. 어느 쪽 지표를 보든 1루수라는 포지션 자체가 메이저리그 진출에 유리한 자리는 아니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테임즈와 비교되는 나이

KBO에서 폭격하다 메이저리그로 돌아간 대표적 사례가 에릭 테임즈다. 테임즈는 2014년 27세에 NC에 입단해 2015년 타율 0.381, 47홈런, 40-40을 달성하며 MVP를 차지했고, 2016년에도 40홈런으로 리그를 지배한 뒤 2017년 30세에 밀워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로 복귀해 ‘역수출 신화’를 썼다.

테임즈가 KBO를 떠날 때 나이가 30세였다는 게 핵심이다. 오스틴은 현재 33세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외국에서 뛰던 30대 중반 선수에게 베팅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테임즈는 젊은 나이에 KBO에서 검증을 마치고 곧바로 전성기에 메이저리그로 복귀할 수 있었지만, 오스틴은 이미 그 시점을 지났다.

직구 대응력이라는 약점도 그대로다

염경엽 LG 감독이 이전에 짚었던 약점도 여전히 유효하다. 150km 이상 빠른 공이나 하이 패스트볼에는 약점을 보이고, 145~150km대 공이 몰리면 가차없이 장타로 연결하는 패턴이 반복된다.

KBO 투수들의 평균 구속 환경에서는 이 약점이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메이저리그 수준의 빠른 공 비중이 높은 환경에서는 약점이 더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결국 KBO에서 전성기를 보내는 게 최선

나이, 포지션, 구속 대응력까지 모두 메이저리그 진출에 불리한 조건들이 겹쳐 있다. 오스틴 본인도 이전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뛰며 SSG의 새 구장 청라돔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적이 있다.

테임즈처럼 KBO를 거쳐 다시 메이저리그로 돌아가는 경로보다는, 지금의 압도적인 성적을 KBO 안에서 최대한 오래 유지하는 쪽이 오스틴에게는 현실적인 선택지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