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 선수노조(MLBPA)에서 믿기 어려운 일이 터졌다. 토니 클락 사무총장이 자신의 처제를 노조에 고용한 후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 불명예 퇴진하게 된 것이다. ESPN이 18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내부 조사 결과 클락이 2023년 선수노조에 고용된 처제와 불륜 관계를 맺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한다.
이는 단순한 사생활 스캔들을 넘어선 문제다. 공적 자금으로 운영되는 노조 내에서 인사권을 남용하고 윤리 의식이 완전히 결여된 행위라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처제를 고용하고, 그 처제와 불륜을 저지르다니 막장 드라마 작가도 이런 시나리오는 쓰지 않을 것 같다.
이미 사법 리스크에 시달리던 클락

사실 클락은 이미 여러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던 상황이었다. 메이저리그 선수노조가 다른 스포츠 노조들과 공동 소유한 라이선스 업체 ‘원팀 파트너스’와 관련된 문제로 연방 사법 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 클락 개인도 라이선스 수익이나 지분을 유용해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혐의로 조사받고 있었고, 유소년 야구 업체를 통한 공금 유용 의혹도 집중 조사 대상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처제와의 불륜까지 터진 것이다. 공적 비리 의혹에 도덕적 결함까지 겹치면서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된 셈이다.
최악의 타이밍

클락의 퇴진 시기는 정말 최악이다. 오는 12월 1일 기존 노사협정(CBA) 만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노조의 수장이 이런 식으로 물러난 것이다. 구단주들은 샐러리캡 도입을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고, 선수노조는 이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전면전이 예고된 상황이었다.
선수들의 권익을 지켜내야 할 수장이 도덕적 결함으로 낙마하면서 노조의 협상력은 순식간에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번 협상에서도 99일간 직장폐쇄를 경험했던 메이저리그인데, 이번에는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가 이 틈을 타 노조를 더욱 압박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선수들의 당황스러운 반응
선수들은 당황하면서도 협상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마커스 시미엔은 “12월 협상에 방해가 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말했고, LA 에인절스의 브렌트 수터는 “우리 그룹은 튼튼하다”며 남은 구성원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선수들은 긴급회의를 열었지만 성급한 결정을 내리지 않기로 했다. 과거 성급한 결정으로 실수를 범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비상 체제 돌입

MLBPA는 당분간 브루스 마이어 부국장을 중심으로 한 비상 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내부 분열과 외부 수사, 그리고 도덕적 비난까지 겹치며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혹독한 겨울을 보내게 됐다.
메이저리그에서 15시즌을 뛴 1루수 출신인 클락은 2013년 사무총장직을 맡아 두 번의 험난한 협상을 이끌며 선수들의 신망을 얻었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임기 막바지에 터진 권력형 비리와 추잡한 스캔들이 그가 쌓아온 모든 공적을 순식간에 덮어버렸다.